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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화를 냈다.

화는 화를 부를 뿐

by 노연석

새벽 출근길.

새벽에 출근하는 것도 서러운데...


여느 때와 같이 나는 오늘도 같은 패턴으로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선다.


버스 정류장까지는 3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그중 신호가 없는 마지막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저만치서 차량 한 대가 진입을 하여 잠시 멈추었다.

그 차량이 횡단보도 앞에 멈춰서 나를 먼저 건너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건너는데 갑자기 이 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내 무릎 앞까지 돌진한 차를 간신히 피하는 순간 그 차도 멈추었다.

그리고 차량 가까이 다가가자 창문만 내리고 빼꼼히 쳐다보는 그에게 나는 나도 모르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 사람도 당황은 했겠지만 이 정도 상황이면 차에서 내려서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버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나는 화만 한바탕 내고 돌아서야 했다.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괜한 화를 낸 것인가.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괜한 화를 낸 덕분에 오늘 하루가 무사할 수 있을까. 화는 화를 부를 뿐인데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내 마음만 더 상하는 것을...


그런 생각들이 머리를 휘감아 도는 걸음, 걸음에 그렇지 않아도 문제가 있었던 오른쪽 종아리에 다시 통증이 올라온다.


오늘 하루가 무사 하기를 기원해 본다.

운전하시는 분들 모두 안전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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