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의 반대편에 서서
익숙한 것에서 잠시 떨어져 살아보니
익숙함은 나를 과거에 붙잡아 두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였고,
익숙함은 내가 많은 시간들을 투자해 만들어 놓은 삶의 루틴이기도 하였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고 말을 할 수 없는 것이 반대편에 서서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그제야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익숙한 루틴을 만들고 그 안에서 안주하기를 바라지만 그리 오랜 시간을 그 안에 갇혀 살지는 못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리고 또 어떤 다른 외적인 요인에 따라 그 틀을 깨고 나오려는 시도를 한다. 내적 요인보다 외적 요인에 의한 흔들림이 많은 것 같다.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삶은 익숙함의 연속인가요?
얼마나 그 익숙함 속에서 살고 계셨나요?
가끔 이 지긋지긋한 익숙함에서 벗어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누군가로부터의 변화일 수도 있고 내 마음의 변화일 수도 있지만 그 어떤 것이라도 시발은 모두 외적인 것으로부터의 시작일 것이다.
우리는 인생에 좋은 날들을 기대하면 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좋은 날 보다 그렇지 못한 날들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 좋은 순간은 잊어버리고 좋지 않은 것에 더 신경을 두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인간이다. 좋은 날이 가득한 익숙함으로 가는 여정도, 어떤 날이든 익숙함 속에서 사는 여정도, 그리고 익숙함을 탈출하는 여정도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다른 일상들이 나의 익숙함을 밀어내고 나는 그 익숙함의 껍데기를 껍데기를 벗어둔 채 다른 일상에서 살다가 이제야 허리를 펴고 저편에 벗어 둔 껍데기를 바라본다. 그동안 익숙했던 내 삶은 나에게 이상이었으나 현실은 거기에 거기에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아니 조금은 낯설음으로 다가온다.
다시 돌아갈 타이밍, 시간이 모든 것을 해 결해 주리라 믿는다. 적당한 시간이 찾아왔을 때에 맞춰 자연스럽게 승차하고 억지 없이 시간의 흐름에 맞춰 그렇게 다시 익숙함을 만들면 되겠지...
지금은 익숙함의 반대편에 서서 가끔 나의 껍데기를 바라보고 있다.
이것이 나에게 쉼은 아니지만 쉼이 멈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