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는 길 위에 있는 것들이 낯설어질 때
몇 년 만인가?
아직도 거의 매일을 새벽 4시 반에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주말엔 게으름뱅이가 되어가고 있다.
주말이면 8시나 되어야 일어나고 눈을 뜨고도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면 한 시간은 그냥 흘려보내며 그동안 지켜왔던 루틴을 가끔 모른 척 잊어버린다. 그래서 얻은 시간은 세상만사 모든 걱정과 고민을 잊은 시간이 되어 준다. 어쩌며 새로운 루틴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조금의 변화가 있었다.
몇 년 간 새벽 생활을 하면서 왜 이렇게 살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때는 물론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내가 마주한 현실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그와 함께 시간적으로도 마음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지니 피로감은 더 쌓여만가고 그러던 중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가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었던 것일까?
조금의 변화, 가끔 게으름을 피워보니 나쁘지 않다. 그것이 습관이 되면 좋지 않겠지만 가끔은 삶의 변화에 도움이 되어 주기도 한다는 것을 새삼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변화에 맞춰 살 필요가 있겠다.
새롭게 다가오는 변화에 맞서는 일들과 마주 하다 보니 난 참 복이 많았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참 느지막이 알아 챈다. 30년 가까이 정말 편안하게 직장을 다녔었다. 지난 그 시간들 속에는 나름의 여유 있고 시간에 쫓기며 살지 않았는데 그때는 그 소중함을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어떤 변화가 와도 지나 온 시간들처럼 앞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살았다.
삶에 변화가 찾아오면 변화에 물살을 타고 살아가면 된다는 단순함을 깨닫지 못한 채, 그래서 쓸데없는 고집으로 고생만 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끔 게으름뱅이가 되기로 했다.
그래야 몸도 마음도 편해지고 그 속에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알게 된다는 것을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삶은 변화의 연속인데 계속 우물 안의 세상과 같은 삶 살아가며 변화의 흐름을 맞추지 못하면 힘겨운 삶이 계속되고 고생만 하게 될 뿐이다.
가끔, 지금 내가 고민하고 고집하는 일들이 우물 안의 내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며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바라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Image by 마음의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