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을 지연시키기
소중한 존재로 남기기 위한 핑계
계절의 변화를 마주할 때마다 지나간 시간들에 아쉬움을 갖는다.
주변에 활짝 피어오른 벚꽃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벚꽃은 어떤 의미였을까?
벚꽃이 피어나는 4월이 되면 늘 벚꽃 구경 한번 제대로 가보자고 마음을 먹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한 번쯤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올해도 그냥 바라만보다 지나 보내는 것이 어쩌면 내년의 벚꽃을 기대해서 일지도 모른다는 핑계를 대 본다.
그 핑계에 핑계를 더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면 정말 제대로 피어난 벚꽃들을 보고 나면 주변의 벚꽃들이 초라해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른다.
3월에 피어나는 매화꽃, 산수유꽃이 제대로 피어난 곳을 찾은 후 다시 찾지 않았던 것처럼...
마음속의 동경은 동경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순간 시시해지기 시작해지는 것을 경험해 보면 동경의 대상은 그냥 동경의 대상으로 둘 때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올해도 벚꽃 구경은 떠나지 않았다.
아직은 떠날 수 있는 날들이 그래도 많이 남았으니 묻어두고 다음의 동경을 기약해 본다.
계절의 변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지금, 아쉬움은 남지만 보고 싶은 간절함을 지연시켜 본다. 동경 그 자체가 시시해지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