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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청춘

인정할 것은 인정하기

by 노연석

나는 아직도 내가 청춘이라고 착각을 하며 살아간다.

스무 살 시절의 나에서 쉰의 나이로 타임머신을 타고 넘어온 것 같이 순간 이동을 한듯한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간다.

곧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으로...


회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을 살짝 훔쳐본다.

젊고 잘생기고 예쁜 청춘의 직원들이 가득한 회사에서 나도 그런 청춘인 줄 알고 살아간다.

문뜩 생각해 보니 그 직원들이 큰 딸아이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갑자기 우울한 감정이 들기 시작한다.


마음은 청춘인데 누가 봐도 이젠 나이 들어 중년이 되어버린 아제라는 것을 나는 외면하며 살았구나.

그런 착각과 다르게 건강검진 후에 하나둘씩 늘어가는 늙음의 징후들을 애써 아니라고 외면하고 살았구나.

마음과는 달리 몸의 움직임은 더뎌지고 조금 많이 걸으면 무릎에는 통증이 시작된다.

이미 오래전에 시작된 노안은 더 나빠지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마저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얼마 전 아침 신호등 앞에서 파란 불을 기다리면 잠시 넋을 놓고 있었는데,

왼쪽 무릎에 평생 느껴 보지 못했던 통증이 예고 없이 찾아와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다.

그 이후로 꾸준히 걷기를 하고는 있으나 그런 나의 노력은 무색하게도 하나, 둘씩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어간다.


환절기라서 인가?


이제 아침 찬 바람에 "춥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차가워졌다.

어느 때보다 건강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생각만큼 젊은 청춘이 아님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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