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까지만 해도 알콜성 의존증은 질병이 아니라 신경증, 스트레스 내성 결핍 혹은 감정적 미숙함들 중 하나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한다. 알코올 중독자, 알코올 의존증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연구는 하버드 대학의 그랜트 연구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고, 현재까지도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이 연구에는 부유한 백인과 미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이 참여를 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미래의 알코올 중독자들은 정상적인 음주인과 다를 바가 없었고, 심각한 인격 장애를 가진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중 일부는 초기부터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거나 불안과 공격성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한다.
연구의 목적은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것이었고, 알코올 남용과 심한 의존증 및 음주 행동이 각자의 삶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주는가에 관한 것인데,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는 성인이 되어 갈수록 급격한 음주량 증가를 보였다고 한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남성의 44퍼센트는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즉, 알코올 중독이 질병이라는 것인데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고 한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17년 빨리 사망에 이르렀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알코올 중독, 알코올 의존은 질병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17년 빨리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할만한 것이 있다. 좋지 않은 기억이지만 우리 아버지도 알코올 중독에 알코올 의존증 환자였던 것이다. 불행하게도 아버지는 55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셨다. 큰아버지가 78세에 돌아가신 것에 비하면 엄청 빠른 세상과의 이별이었다.
아버지는 농사를 지으시며 하루하루 힘겨운 고난의 삶을 지탱해 주고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소주였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겨울 때 의지할 곳이라고는 술 밖에 없었다. 하루 종일 논과 밭에 나가 일을 하다 바닥난 체력을 충전하기 위해 술을 드셨다. 아침부터 마시기 시작한 술은 저녁 일과를 마칠 때 시점까지 계속되어 하루를 거의 온전한 정신으로 살지 못하셨다.
아버지도 음주로 인한 사고를 많이 만들어 내셨다. 경운기를 운전하다 길을 이탈하여 크게 다쳐 수술을 하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타다 넘어져서 다치시기도 하셨었다. 하루하루를 알코올에 의존하던 삶은 몸 안의 장기의 훼손이 아니더라도 위험천만한 상황을 너무도 많이 만들었다.
아버지는 심한 당뇨로 인해 인슐린 주사 없이 삶을 살아갈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을 끊지 못하셨다. 결국 아버지는 간암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술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은 적어도 그 순간에는 나도 술을 절제하지 않으면 이 좋은 세상을 오래 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술을 적당히 마시자고 다짐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때도 나는 끊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적게 마시고, 절주하고 잘 조절하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을 뿐이다.
장인 어르신도 아버지와 같은 나이시지만 훨씬 더 건강하셨다. 그렇지만 술을 드시지 않는 날이 거의 없어 보였고 아버지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삶을 살고 계신다. 장인어른도 오토바이 사고로 몇 년을 병원 신세를 지셨음에도 술을 끊으시지는 못 하신다. 더욱이 지금은 혼자 계시기 때문에 더욱 의지할 대상이라고는 술 밖에 없을 수 것 같다.그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끊으셨으면 좋겠다.
나가 살던 시골 어르신들은 동면배들의 삶보다 짧은 삶을 살다 돌아가셨다. 그 어르신들 모두 고된 삶을 알코올에 의존하는 알코올 의존성 환자셨다. 대부분 그렇게 질병에 걸려 짧은 생을 마감하셨다.옆집 살던 친구의 아버지는 기억하기로 40대 초반에 돌아가셨고 그 죽음의 원흉도역시 알코올로 인한 우울증에서 비롯되었다.
그런 상황들을 보면서 나는 더욱더 술은 절제를 하고 통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뿐만 아니라 아버지도 동네 어르신들도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으시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누구나 과할 때는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마련인데악연의 끈이 끊이지 않고 계속 되풀이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직 나는 술을 끊지는 못했다. 이제 그런 결심을 하면서 술을 끊어 가고 있다.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금단 현상이 일어난다. 어제는 집에 돌아왔는데 갑자기 우울해졌다. 아무 말도 하기 싫고 뭐라 물어봐도 대답하기도 귀찮아졌다. 그래서 운동하러 밖으로 나갔다 왔다. 조금 기분이 좋았지만 운동을 하고 돌아오니 간절하게 맥주 생각이 났다.오늘도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그리고 과일을 먹는 동안 계속 생각이 났다. 결국 오늘도 공원을 몇 바퀴 돌고 나서 집으로 들어왔다. 오늘은 아직 옥수수 음료는 마시지 않았다. 아마도 오늘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혹시, 불편한 편의점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소설이지만 주인공인 독고는 의사로 일하고 있을 때 의료 사고로 인한 병원장과의 문제로 인해 술로 세월을 보내다 노숙자가 되었고 노숙자 생활에서도 돈만 생기면 술에 의존하는 버릇 때문에 모든 기억을 잃어가고 있었으나 우연히 편의점 사장을 만나게 되면서 다시 삶을 제자리도 돌려놓는다. 편의점 사장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추천하는데 조건은 술을 끊는 것이었다. 약속한 대로 술도 끊고 아르바이트를 하여 일자리도 얻었다. 술을 끊은 덕분에 잊었던 기억이 돌아오고 다시 정상인의 삶을 살아간다. 독고는 술을 끊는 과정에서 술이 생각날 때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며 술에 손을 대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이기는 하지만, 나는 술을 끊을 결심을 하고 옥수수 음료를 2박스를 주문했다. 그리고, 술이 생각이 나면 냉장고에서 꺼내어 마신다. 500ml 한 병을 마시고 나면 신기하게도 포만감도 생기고 술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기는 한다.
이제 시작을 한 단계라 정말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보다 이제 술을 절제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소설 속에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현실에 대입해 보고 있다.
눈치를 채신분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최근 나의 글에는 술 이야기가 많다. 어쩌다 보니 술이 삶이 된 웃픈 현실이지만 계속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술을 끊어야겠다는 계기가 된 것은 지지난 주 옛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1차로 마무리하며 좋았을 자리를 2차를 가서 거의 필름이 끊겨 버렸는데, 2차에서 나와 편의점에 들러 다시 맥주를 마시려고 했던 사건 때문이기도 하다.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는 맥주를 마실 수 없다는 아르바이트생의 말에 우리는 뭐 그런 게 있냐는 둥 꽤나 곤혹스러운 상황을 만들다. 결국 알코올이 제로인 맥주를 사서 나와 테이블에 앉아 마셨는데 알코올이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인사 불성이 되었다.
집에도 잘 가고 아무 일도 없었지만 다음날 아침은 최근 몇 년간 느껴보지 못했던 기분 나쁜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회사를 간신히 다녀와서 바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도 간신히 아침을 먹고 하루 종일 잠을 자야 했다. 지금까지 내가 겪었던 어떤 상황보다 좋지 않았다. 이제 정말 술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이들었다.
걱정이 된다. 향후 2~3주 안에 펼쳐질 술자리 들을 내가 어떻게 피해 갈 수 있을지. 이미 부서장에게는 술을 끊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해 놔서 더 이상 나에게 술을 권하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에 해둔 다음 주 술 약속은 피해 갈 수 없는데 옥수수 음료로 대신해야 할지가 걱정이다.다음 주말에 동생과 시골에 갈 예정인데 늘 같이하던 술자리도 옥수수 음료로 대신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안되다면 전 세계적 회원을 가지고 있다는 알코올 중독자 갱생회인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협회(Anonymen Alkoholiker) 같은 곳에라도 가입하여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아직 그런 단체를 알아본 것은 아니다.
13년 전에 나는 담배를 끊었다. 지독한 금단현상을 겪으며 그래도 끝까지 싸워서 담배는 이제 내가 왜 그런 몸에 해로운 것을 피웠을까라는 생각과 담배 냄새가 매우 불편한 냄새가 되었다. 내가 담배를 피우는 동안 몰랐다. 몸에 담배 냄새에 절어 살고 있었다는 것을 담배를 끊고 나서야 알았다.
술, 나 자신조차도 알코올 중독자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지만, 이제 나는 그것을 인정하려한다, 정확하게는 더 심각한 중독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려고 한다.
약간의 오해가 있을까 봐 언급을 하려고 한다. 나는 알코올 중독자임을 인정하지만 생활에 영향을 줄만큼 심각한 중독자는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다만 나는 이 늪에 더 빠지기 전에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알코올과의 이별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담배를 보냈던 것처럼.
담배 냄새와 같이 술 냄새도 싫어지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그날까지 아마도 옥수수 음료가 나를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소설 속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현실에서 이루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