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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Nov 12. 2022

아름다운 것들은 빛이 난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

  석촌 호수, 가을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낙엽 하나 없는 나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길 위에 수북이 쌓여가며 바람에 나 뒹구는 가을은 겨울로 향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움에 가을의 끝자락이라도 잡아보려는 듯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걷는다. 아직 남아 있는 가을의 추억을 남기려 셔터를 눌러댄다.


  나도 아직 남아 있는 가을을 붙잡아 두려 스마트 폰을 꺼내어 오늘 이 길을 담아본다.



  석촌호수, 인공의 빛으로 갈아입다.

사진 : 레몬코크의 지구별여행 블로그

  얼마 전 석촌호수는 화려한 가을빛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할 사람들을 위한 설렘의 빛이란 이름을 불빛 축제인 루미나리에로 호수 주변을 단장했다.


  사라져 가는 가을빛이 온갖 네온의 불빛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밤에만 볼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인공의 빛은 주변 풍경의 빛을 모두 집어삼켜 버린다는 것이다.


  조금 더 추워지고 가을이 완전히 떠나버린 자리에는 잿빛만 남아 있겠지만 그래도 가을빛을 그리워할 이들을 위해 매일 밤 펼쳐질 루미나리에의 빛이 대신해 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름다운 것에서는 빛이 난다.

  빛은 아름다운 것에 붙어서 그 자체를 더 빛나게 한다.


   흐릿해져 가는 가을빛의 석촌호수를 걷다.


#가을 #겨울 #석촌호수 #루미나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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