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자가용을 가지고 다닌다. 덕분에 일주일에 서너 번 걷기로 퇴근하는 루틴이 깨지고 말았다. 요즘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확 찐자가 되어 가고 있다.
내 차량 번호 끝자리 6번, 지난 월요일은 10부제라 회사 통근 버스로 출근을 했다. 회사 통근버스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탑승이 불가하다. 회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출입이 불가하다.
오랜만에 버스로 출근으로 저녁 퇴근길은 걸어서 퇴근을 하기로 했다. 걸어서 가는 이유는 퇴근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버스를 타게 되면 감염의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나만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이기도 하다. 운동도 하고 바이러스로부터 내 건강도 지킬 수 있어 1석 2조이다.
벌써 봄이 왔다 가는 것인가?
집으로 걸어가는 길 벚꽃들이 만발하다. 하지만 벚꽃나무에 어느덧 꽃잎과 함께 푸른 새싹들이 돋아나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꽃이 피어 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벗꽃은 꽃이 먼저 피고 잎사귀가 나중에 난다. 봄꽃 중에는 진달래, 개나리도 꽃이 먼저 핀다.
이 길 위에 다른 사람들이 없다.
원래 한산한 곳이기도 하고 코로나 19로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이 없다. 간혹 걷기 운동을 하는 분들이 보이긴 한다. 건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 옆 인도인데 인도와 도로 사이의 방음벽이 훌륭해서 차량이 보이지도 않고 소음도 적어 안락한 느낌을 주는 길인데 벚꽃까지 활짝 피어 있으니 더 포근함을 준다. 아직 벚꽃나무가 꽃을 피운 지 몇 해 되지 않아 꽃잎이 아주 풍성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 이 시국에 멀리 가지 않고도 퇴근길 걷기를 이용해 나는 벚꽃 로드로 꽃구경을 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벚꽃길을 조금 지나자 인도 옆으로 심어놓은 금잔디들이 활짝 피어 나를 반긴다.
시골집 담벼락에는 어머니가 심어 놓은 금잔디들이 이맘때면 가득 피어날텐데... 올해는 코로나가 가로막아 그곳에 있는 금잔디를 볼 수가 없다. 어머니의 금잔디를 이곳의 금잔디로 대신해 본다. 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전환을 할 거리가 없다 보니 이렇게라도 꽃는 것만으로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상쾌해지는 느낌이다.
2020년 4월, 모두의 금잔디
사진이 어디 있을까 한참을 뒤졌다.
외장 하드 디스크에 잘 저장하고 있다고 생각 한 사진들이 또 날아갔다. 두 번째다. 이유를 모르겠지만 나의 추억을 송두리 채 빼앗겨 버린 느낌이다. 다행히 구글 포토에 저장되어 있는 것을 찾았냈다. 얼마 전에 앱을 지웠었는데 다시 설치해 두어야겠다.
소환, 2019년 4월 어머니의 금잔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벚꽃을, 금잔디를, 세상 모든 풍경들을 볼 수는 있지만 자세히 볼 수는 없다. 이런 여유를 가질 수도 없다. 걷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일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빼앗긴 삶, 다시 봄은 오겠지.
모두가 소망하는 그 봄날이 조금이라도 빨리 우리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