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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서 그래

몸 그리고 마음의 변화

by 노연석

얼마 전부터 앉았다 일어나며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변인들에게 이런 증상을 이야기하니 늙어서 그렇다는데 조금 서글프기도 하지만 뭔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감정이 드는데 정확하게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희미한 기억과 같은 흐릿함이다


앉았다 일어날 때 갑자기 일어나지 말고 천천히 일어나라고 이야기해 준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수긍이 되었다. 40대까지만 해도 경험하지 못한 것들, 나보다 앞선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듯한데 난 초보 운전자가 된 기분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얻은 것도 많지만, 하나 둘 잃어가는 것을 보고 있자면 헛헛한 마음이 든다.


골프 동호회의 스크린 모임에 갔다. 오랜만에 같이 라운드를 한 분들이 예전에는 나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더 많이 나갔었는데 나와 역전이 되었다. 그래 봐야 두 살 터울인데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인가? 나는 마치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 들어선 후 변화하는 몸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차이점이라면 그때는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었고 지금은 정상에서 내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내야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낼 수 있다. 만약 나에게 찾아온 변화가 어떤 것인지 모르고 살아갔다면 어떤 해결 방안을 찾아내거나 주의해야 하는지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들은 내 삶의 일부가 되어 나와 함께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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