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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Aug 05. 2023

여름에 여물고 있었다

나도 그렇다.

뙤약볕이 내려 쬐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어오른 벼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초록의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다.


평야에 끝없이 펼쳐진 벼들은 하늘과 맞닿아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모를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 평야에 내리쬐는 햇살이 올해는 유난히 더 따갑다.


해가 지나면 점점 더 따가워질 것이 분명한데 미래의 벼들은 또 그 상황에 맞게 적응하려나?


아직 이삭을 품지 못한 벼들은 여름에 여물고 있었다. 곧 벼들마다 품의 이삭을 품을 꿈 꾸고 있었다.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이런 풍경들은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지금은 익숙함 속에 낯섦이 더 많다.


평화롭게 펼쳐진 평야,

그 위를 유유자적 떠다니는 구름과 아직은 여름임을 증명하는 햇살이 어우러져 진풍경을 만들어 낸다.


파랑, 초록.

자연이 뽐낼 수 있는 최고의 연출은 이렇게 한 장의 사진으로 담겨, 보는 이들에게 평화로움이라는 안정감을 선물한다.


가을로 가는 길목에 서서 이 여름을 만끽해 본다.


그렇게 나도 세상살이에 여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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