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렇다.
저 평야에 내리쬐는 햇살이 올해는 유난히 더 따갑다.
해가 지나면 점점 더 따가워질 것이 분명한데 미래의 벼들은 또 그 상황에 맞게 적응하려나?
아직 이삭을 품지 못한 벼들은 여름에 여물고 있었다. 곧 벼들마다 품의 이삭을 품을 꿈 꾸고 있었다.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이런 풍경들은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지금은 익숙함 속에 낯섦이 더 많다.
평화롭게 펼쳐진 평야,
그 위를 유유자적 떠다니는 구름과 아직은 여름임을 증명하는 햇살이 어우러져 진풍경을 만들어 낸다.
파랑, 초록.
자연이 뽐낼 수 있는 최고의 연출은 이렇게 한 장의 사진으로 담겨, 보는 이들에게 평화로움이라는 안정감을 선물한다.
가을로 가는 길목에 서서 이 여름을 만끽해 본다.
그렇게 나도 세상살이에 여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