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프레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네오필리아노 Aug 14. 2023

책, 책방에서의 휴식

오랜만의 여유

얼마 전에 지인을 통해 한 책방을 알게 되었다.


책을 파는 책방이 아니라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책방이다.


돈을 주고 그곳까지 가서 책을 읽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잠시의 여유가 찾아오자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고 주말에는 예약이 어렵다고 하지만 당일 예약이 가능한 것을 보면 평일에는 다소 한가한가 보다.


집에서 30분 정도의 거리. 그리 멀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은 머릿속에 머물며 계속 의심을 하게 한다.


하지만 그동안 독서에 게으름을 피워온 나에게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결정을 하고 예약을 했다.


홀로 차를 몰고 가는 길은 점점 도시의 그림자들이 사라지고 시골로 들어서고 있었고 시골 길을 지나는 동안 "뭐 이런 곳"에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어쩌면 이 책방이 그저 책을 읽는 공간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까지 가는 여정 속에서도 바쁜 삶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곳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서 그 책방을 허허벌판의 한가운데 만든 것인가?


평일이라 여유롭다.

그러나 나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 어쩌면 나와 같은 마음으로 그곳에 온 사람들, 아니면 휴식을 하러 온 사람들이 좋아 보이는 자리를 이미 차지하고 앉아 있다.


적당한 자리를 잡고 앉아 오래전에 구매를 해 놓고 읽지 못하고 있던 책을 꺼내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카페와는 다르게 시끄러운 목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어 이어폰을 귀에 꽂을 필요는 없었다.


2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이 있기에 마음이 조금은 조급해지기는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가야 하는데 그렇지는 못할 것 같다. 어느 정도 책장이 넘어가면서 무료로 제공받은 음료의 양도 점점 줄어든다.


이곳의 이용료와 톨비, 유류비 등을 감안하면 자주 올만한 곳이 아님은 분명하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가끔 찾아 안정감을 쌓고 가기에 좋은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은퇴 후에 나도 이런 책방하나를 운영해 보고 싶다는 욕심을 부려 보기도 한다.


집 주변에 카페를 이용한다면 접근성이나 비용면에서 우위이겠지만 이곳은 그런 카페와 비교할 곳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허허벌판에 위치시킨 카페 사장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 오는 동안 느꼈던 느낌은 확신이 된다. 삭막한 도시를 떠나 뻥 뚫린 평야를 가로지르며 그 책방까지 가는 동안에 이미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여유를 가지게 되고 책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책방 안에서 바라다본 바깥 풍경은 평화 그 자체다. 나란히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한 커플에게서도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 그대로 담겨 있겠지?


2시간이라는 시간은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고 목표로 했던 완독을 하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았다. 아쉬움을 남기고 또 다음을 기약해 본다.


#책 #책방 #휴식 #여유

매거진의 이전글 추억의 돈가스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