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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Aug 15. 2023

관계의 관찰

성격의 관점

강의장 밖으로 나가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나 있는 작은 쉼터가 있는 소나무 밭이 있다. 그 소나무들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하늘로 솟아나서 적당하게 하늘과 구름을 보이게 하면서도 그늘을 만들어 준다.


살아가면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나와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무더운 여름날 그늘을 만들어 주는 소나무와 같은 그런 역할을 해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연수를 받고 있는 지금처럼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짧은 시간이나마 공통의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상대방과 이야기를 해 보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를 보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딱 보기에도 외향적인 성격과 그렇지 않은 내향적인 성격은 비교적 쉽게 짐작할 수는 있지만 겉모습만으로 전부를 알 수는 없다.


사람들을 지켜보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금방 친해져서 쉬는 시간마다 대화를 나누며 연수의 무료함, 지루함을 날려 버리는 사람도 있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홀로 긴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보니 다양한 행동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용히 머물다 떠나기를 바라는 것 같다.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나이지만 옆사람들, 주변 사람들과 말을 트고 같이 간식을 나누고 밥도 먹으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 시간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기 일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여기까지 오는 여정이 그리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면 나도 모르게 나의 경험도 이야기를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고 상대방의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나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물어보지도 않은 "안물안궁"인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하지만 그것이 또 하나의 이야기 주제거리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 외향적인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과 빠르게 관계를 맺고 확장해 나가는 것 같다. 내향적인 나를 대상으로 비교해 보면 그런 것 같다.


가끔은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말들이 듣지 않으려 해도 어느새 귀 기울이고 있어서 그 사람과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도 그 사람을 알고 있다.


그리고 대화의 기회가 생기면 처음이 아닌 것처럼 친숙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그 사람과 나를 비교하기도 하는데 귀동냥으로 주워듣는 이야기들을 보면 다들 엄청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비교하여 내 자산이 작아지기도 한다.


굳이 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는데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고 그런 생각들은 때론 담을 쌓고 문을 열어 주지 않는 상대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을 바라보며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쳐놓은 울타리의 문을 열어 주는 경향이 강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만 같은 사람이 그렇고,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자신을 대변해 줄 만한 사람에 호감을 갖고 쉽게 다가선다.


연수를 받는 동안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어느새 반장과 같은 사람이 되었다. 그 사람은 평소 자신이 살던 대로 살고 있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모범이 되고 다른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호감도가 놓고 인기가 많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계의 확장이 이루어진다.


성격이라는 것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지만 무시하지 못한다. 과학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의 사람들은 성격이라는 것에 많은 믿음을 갖고 있는 듯하다.


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휴식시간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그 사람들은 대부분 대화의 상대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누군가가 와서 말을 걸어주면 반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혹시 반장 같은 사람이 와서 말을 걸어주면 영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옆에서 자신과 같이 멍 때리고 있는 사람에게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해 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이 하는 대화의 내용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나도 그런 부류이기 때문에 옆에서 멍 때리고 있는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걸진 못한다.


성격을 MBTI의 결과로 좀 더 세분화해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냥 외모와 행동으로부터 우리는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 있다.


성격이 어떻든 간에 사람들과의 관계, 관계의 확장을 위해서는 내가 먼저 다가서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으로 가능하다.


어쩌면 내 생애 그냥 지나쳐가는 사람들일 수도 있지만, 살아보니 사람은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기를 반복한다.


20년 전에 만나던 사람을 다시 만나기도 하고 그 사람과 인연이 되어 같이 일을 하게 되기도 한다.

기회가 될 때 많은 사람들을 알아 둔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이 되어 준다고 생각이 든다.


#관계 #성격 #내향적 #외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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