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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Sep 06. 2023

제발,  깜빡이 좀 켜주세요.

우리 모두의 안전장치

자주 운전을 하지 않지만 요즘 계속 거슬리는 것이 있습니다.


다들 잘 지켜주고 계시지만 간혹, 간혹이라고 하기에 자주 눈에 띄는 상황이지만 차선 변경이나 차로에 진입 시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켜지 않는 분들이 보입니다.


내 앞으로 끼어들고 또 다른 차들을 추월하는 동안 내내 한 번도 켜질 않는 걸 보면서 고장이 난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해 봅니다.


법을 지켜야 할 의무는 당연한 것이지만 예고 없는 끼어들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인지 쫓아가서 물어보고 싶기도 하고 굳이 블랙박스의 메모리를 꺼내어 수많은 영상들 중에 그 장면을 찾아내어 신고를 할까? 란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냥 이런 상황을 보고도 못 본척하는 것도 방관이 아닌가란 생각도 함께 들기도 하지만 사실 그 순간을 지나고 나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그분께는 운이 좋은 날이 됩니다.


차선 변경 시, 진출입로에서 제발 깜빡이를 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살다 보면 각자의 삶에도 이렇게 깜빡이를 켜지 않고 훅 들어오는 일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말" 일 것입니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게 합니다.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뭐가 그런 게 상처가 되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상대방의 입장이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진 말에 크나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회의 중, 면담 중 상사 또는 동료들이 하는 말들 중에 가시도친 말들이 던져지고는 합니다. 무방비로 있던 사람들에게 깜빡이를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든 차와 같습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상황과 하루 종일 그 생각이 맴돌고 며칠 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타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사람들이 대부분 깜빡이를 켜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통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그 사람들은 스스로 소통을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설명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그냥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어느새 긍정도 부정도 아닌 상태가 되어 버리고 무감각해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그 조직은 점점 더 정체되고 아무리 노력해도  악화된 상황에서 벗어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모두가 깜빡이를 켜지 않고 움직이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이리저리 뒤섞여 각자의 갈길만 보고 달리려다 보니 누구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불감증의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문제가 있으면 깜빡이를 켜고 들어와야 하는데 아무도 켜지 않으니 돌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목을 잡고 일어나 서로의 잘 잘 못만 따지기 바쁠 뿐입니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배는 산으로 가고 맙니다.


깜박이는 당신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장치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안전을 위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한 기본을 지키는 일에서 우리 모두의 안전이 확보됩니다. 그것이 진짜 운전이든 삶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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