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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Nov 15. 2023

수요일 아침 출근길 풍경

가자 전장으로

오늘도 어제와 같은 하루를 시작한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어제와 같은 패턴의 하루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매일 만나는 출근길에 신호등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조금이라도 늦어 파란불을 놓치면 다음 파란불에 건너서 뜀박질을 해야 한다. 우리의 삶과 너무 많이 닮았다. 뒤쳐지면 따라잡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것처럼.


그렇게 도착한 정류장에서 매일 타는 버스에 올라  고민에 빠진다. 책을 한글자라도 더 읽어야 할지 그동안 게을리했던 글쓰기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잠을 자냐 하는지 매일매일 고민에 빠진다.


어떤 날은 몸도 마음도 편해서 책을 읽기도 글을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날들은 피곤을 덜어 주리란 기대에 눈을 감고 부족한 잠을 채워 본다.


어떤 것을 하더라도 시간은 순삭 된 것 마냥 잘 지나간다. 어떤 것을 해도 후회가 되는 일은 없다.


출퇴근 시간에 다채로운 경험을 한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환승을 하러 가는 길에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 장사를 준비하고 매대 가득 출근길 손님들을 유혹한다.


힘들고 지칠 때 그분을 보면서 게을리 살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 반성을 하기도 한다. 나도 일찍 일어나지만 그분들만큼 힘든 삶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하지만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의 길이를 보는 순간  오늘도 한판의 전쟁을 치르고 회사에 입성을 해야 한단 생각으로 전환되어 치열해진다. 열차에 오르는 것도 열차 안 발 디딜 틈 없는 공간에서 자리를 잡느라 빈자리를 쟁탈하기 위해서 치열해진다.


내가 이렇게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 본 적이 있던가? 나는 왜 이렇게 되었나.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편안한 마음 일 수 없었나? 그 숨 막히는 공간의 사람들은 모두 같은 마음인 것 같아 위안을 삼아 본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처한 현실에 맞게 변화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현자이거나 신일게다.


긴 하루의 시작을 는 아침 출근길.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하루다. 생각만 해도 지치고 힘들어진다. 그런 날들을 잠시라도 망각시키기 위해 주말이 존재하나 보다. 다음 한주를 또 살아가기 위해. 주말을 고대하며 오늘의 힘듦을 참아 본다.


오늘도 출근길에 나의 여러 자아를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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