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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Dec 05. 2023

33년 차를 시작합니다.

32년 회사 생활의 최종 목적지는 40년까지의  회사 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것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제 겨우 8년 남았다.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못했다.


지금 일하고 있는 부서 인력의 평균 연령은 50살이다. 사실 계산해 본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부서장이 그렇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 부서원들 간의 벽을 허물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정년이 이제 얼마 넘지 않은 분들이 많다 보니 퇴직 후의 삶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지만 딱히 어떤 것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은 나와 마찬가지로 물음표로 비워두고 있었다.


물음표를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심사숙고를 해야겠지만 너무 늦어도 안될 것 같은데 나는 너무 늦지 않게 나에게 묻는 물음표에 답을 할 수 있을지 그조차 의문이긴 하다.


한 직장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끈기,  잘나서 그런 좋은 말들보다 나에게는 직장 밖으로 뛰쳐나간 전쟁터에서 적을 물리 칠 마땅한 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 적지 않은 나이에 생각들조차 나이가 들어 최신 병기를 지닌 그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란 생각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누군가는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한 곳에서 오랫동안 삶을 살아오다 보니 익숙해진 삶에서 벗어나기 싫어서 나름의 평안한 삶에서 굳이 뛰쳐나갈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라는...


나는 참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돌아보면 나와 한께 일했던 모든 분들이 오랜 시간을 일 할 수 있는 동기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고, 시련을 견디게 해 줬다.

나 자신만 생각하면서 살다 보니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지 못했고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살았다.


바쁘게 걸어가던 출근길 위 내 머릿속에는 어느새 남은 8년을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생각들이 자리 잡고 그 물음표에 답을 내놓으라고 독촉하고 있었다.


은퇴에 임박해서 은퇴 후 어떤 삶을 살지 물음표로 만드는 그런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삶보다 좀 더 다양한 삶을 살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서 해답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들로 정리가 되었다.


다음으로 생각이 들었던 것은 최근 나의 태도에 대한 생각들인데 나름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 준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착각이었다.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을 차갑게 대하고 있었고 접근하기 힘들게 울타리까지 쳐 놓고 있었다. 가끔 회의에서 사람들이 나에게 편하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에서 눈치채기는 했지만 난 무시하고 살았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란 말이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동료들이, 집에 있을 때는 가족들이, 다른 활동을 하고 있는 그 순간에는 그 사람들이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 순간순간에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주고, 도와주며,  그 순간이 나로 인해 조금이나마 행복한 순간이 되고 추억의 순간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는 아침 출근길이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한 직장 생활이 슬기로운 직장생활이 될 수 있는 더 많은 방법들을 찾아보며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더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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