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한 해를 돌아보며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밀린 숙제를 하는 것이다
그중 단연 최고의 숙제는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지난 한 해 하지 못했던 수다를 쏟아 내는 것이다.
시동은 첫 잔을 부딪히는 건배에서 시작이 된다.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말을 포함하고 이제부터 이야기를 꺼내 놓을 준비를 하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부터 시작하여 결국 아이들 키워가는 이야기로 모두의 공감대가 형성이 되기도 하고 올 한 해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에 대한 이야기로 빠지기도 하고 이야기는 혼돈 속에서도 끝이 없이 이어지고 다음에 만나지 않을 사람들인 것 마냥 모든 걸 꺼내어 놓는다.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만날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추억할 순간을 만들 수 있어 감사하다.
다음을 기약하고 기다릴 수 있어 설렌다.
헤어짐이 아쉬워 이미 만취가 되었어도 2차를 가고 묻어두었던 이야기들까지 꺼내어 이 세상으로 소환하지만 늘 후회하는 건 거기까지는 이야기하지 말 것을 이란 후회다.
술과 이야기에 취하고 깊어가는 밤, 자리를 파하고 돌아가는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은 공허함이 아닐까?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하다.
공허함 마저 꿈결 같은 시간이 되고 그 시간 속에서 벗어나 이제 다시 현실 세상으로 돌아간다. 그 시간들은 현실이었지만 내게 꿈같은 시간이었다.
3년 만에 나갔던 대학 동창 모임이 있던 날, 또 하나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