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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Jan 02. 2024

새롭게 시작된 한 해를 살아내기 위한 명상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아직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지 않았다.

어떤 것을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터라 온전히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아무런 계획 없이 회사로 출근을 시작하면 왔다 갔다 정신없는 삶 속으로 다시 빠져들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 뻔해서 한해의 첫 업무 시작인 오늘 휴가를 냈다.

그래서 조용한 곳에서 혼자만 오롯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 가방 안에 이것저것 챙겨서 집을 나서려고 했지만,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을 두고 굳이 나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가방을 내려 두고 평소에 듣지도 않는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고 커피를 내렸다 그리고,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기도 하고 미래의 나를 만나는 시간 여행을 떠났다.




아픈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은 명의도 명약도 아닌 시간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가면서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고 아물어 갔었다.

시간은 고통을 잊게 하고, 마음을 비우게 하고, 미움마저 용서하게 만들었었다.

그런 점에서 언제나 시간이라는 치유의 약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 수 없는 명약이었다.


지난날들을 돌아보니 시간은 언제나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마법과도 같았다.

물론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들이 여기저기 있기는 하지만 망각이라는 마법은 지난날 아픈 기억들을 대부분 사라지게 했었다.

지나고 나면 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 앞에서 망설이고 고민하고 쓸데없는 고집을 부려 상처만 남는 부질없는 날들을 살았었다.

망설이다 때를 놓치고, 망설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다 사랑도 떠나보내야 했었다.


소중한 시간들 앞에서 늘 망설였던 나는 사치를 부리며 살았던 것이다.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망설임으로 놓쳐 버린 후 돌아오는 것은 후회뿐이었다.

이젠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과거의 시간들을 추억하며 살아가며 왜 그땐 그랬을까? 란 푸념만 늘어놓았다.

하지만,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지금 나를 맴돌고 있는 고민들과 생각들은 다시 망설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선인들과 같은 열반에 오를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내 안의 시기심, 악함,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마음 등은 좀처럼 나아지지가 않는다.

아름답게 나이가 들어가신 모습이 보기 좋았던 패션디자이너 장명숙 님은 “삶의 진짜 가치는 내 시간을 누군가에게 내어 주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지 못했었고, 지금도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하고 살아가는 나에게서 가끔 실망을 하기도 한다.




나를 돌아본다.

나의 주변을 돌아본다.

새해를 위해 새롭지 않지만 그래도 새롭다고 믿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고 지금의 나를 돌아본다.

미루고 미뤄 온 것들을 끌어올려 이제는 시작해 볼 수 있을까? 란 생각과 망설임이 대립을 하고 있다.

그러다 머릿속은 다시 뒤죽박죽 되어 버리고, 너무 많은 것들을 해보겠다는 욕심들을 하나둘씩 내려놓아도 본다.

젊은 날처럼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고 생각하며 행동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가능한 것에 타협을 해 보기도 한다.

많은 생각들이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지만 언제나 결정 앞에서 멈칫거리고 서성 거린다.


나는 너무 하루살이와 같은 삶만 살아오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익숙하고 편하다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너무 하지 않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한 번도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들로 살아가고 있는지 물어본 적은 없지만 왠지 나만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다른 사람의 삶이 뭐가 중요한가?라는 생각들도 교차하기도 한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의 저자 최인아 작가의 “무조건 트렌드에 맞추려 할 필요는 없다”라는 문장에서 나는 방향을 잡아 본다.

 그녀의 말처럼 안테나를 바깥만 뻗으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는 일이 될 것이고, 나답지 않은 삶을 살겠다는 내 삶을 회피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 타인의 눈치를 보지 말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맞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 본다.

그리고, 한편에 늘 허전함을 갖게 했던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내어 줄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찰스 핸디(경영사상가)는 행복이란 할 일이 있고, 사랑할 사람이 있고, 기대할 것이 있은 상태라고 했다.

이 정의에 따르면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 올 한 해에도 그 행복을 지속하기 위한 한 해를 살아내는 고민을 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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