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요일 맞는데?

미안하지만 월요일에 하면 안 될까요?

by 노연석

09시 40분 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듣기 좋으라고 설정 해 놓은 휴대폰 벨소리였건만 반갑지 않은 벨소리로 들린다. 회사다.


"여보세요~"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는 동료다.


"메일 온 것 보셨죠?"

"프로그램 변동사항이 있어 급하게 수정을 해 달라네요?"

아니 이건 그냥 문서 파일에 텍스트를 입력하고 저장하는 일도 아니고 보내 주는 대로 입력하고 저장하면 되는 줄 안다.


"이제 마감시간이 2시간도 안 남았는데 안될 것 같은데?"

한 두 번도 아니고 반복되는 이 패턴에 짜증이 올라왔다. 그러고 보니 몇 주간은 좀 잠잠했었는데...


"아, 그렇죠. 그럼 TF에 전화 좀 해 주시겠어요?"

직접 전화하기 껄끄러운 상대라 나에게 연락을 미룬다. 어쩌면 정확하게 답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해는 한다.


"알았어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TF 책임자에게 연락을 했다. 이쯤이야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지.


"안녕하세요. 아무개입니다."

"보내 주신 내용은 확인했습니다만, 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해서 마감시간까지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늘 이야기를 했건만 프로그램 수정은 하루 전에 줘야 한다고 그러면 밤을 새워서라도 가능하게 해 주겠다고, 그런데 마감 시간을 2시간 남겨 두고 이제서 수정을 해 달라니. 도대체 이러는 연유가 뭐요?


"그럼 몇 시까지 가능할까요?"

뭐야 이건 안된다니까 자꾸 해달라는 거야.


"네?"

"빨라도 오후 3시입니다. 그 전에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시간도 부족하고 테스트할 시간도 필요하다. 충분한 테스트 없이 적용을 한다는 것은 장애를 불러올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마감시간, 프로그램, 데이터를 문제없이 준비해 놓아야 할 시간이다. 매주 일요일 12시부터 사용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절대 수정은 불가능하다고 단호하게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욕먹는 것이 장애로 인해 문제를 야기하는 것보다 100배 났다.


"알겠습니다." 체념한 듯 이야기를 하고 전화를 끊는다.


그런데, 채팅방에 이 상황을 우리 개발자들이 잘 못해서 만들어진 이슈인 것처럼 글이 올라왔다. 나는 왜 안되는지에 대한 상황을 조목조목 설명을 해 줬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다. 메신저에 추가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을 알려주고 더 디테일한 설명을 하려다 참고 메신저를 닫아 버렸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본인들이 평일에 마무리하지 못한 일로 주말까지 이렇게 사람을 괴롭힌다는 것은 정말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란 생각을 해 본다. 주중에 몇 번이나 챙겨 달라고 이야기했던 사항인데 좀 더 일찍 알려 줬다면 서로가 기분 좋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을. 항상 이런 문제에는 나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뭔가 찝찝함이 남는다.


본인들도 답답할 거고 분명히 우리가 잘 대응을 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을 할 것이고 어쩌면 월요일에 우리 쪽 부서장에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동안 본인들 모르게 얼마나 많이 배려해 주었는지는 알지도 못하면서...


"오늘은 출근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월요일 출근해서 최대한 빨리 반영해 주는 것으로 합시다."라고

나는 개발자에게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후배들(개발자)이 주말마다 이렇게 고생하지 않게 내가 좀 더 챙겼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 일요일이 맞는데... 연장 근무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은 뭘까?




이 상황은 코로나19, 용인 66번 확진자의 이태원 방문과 관련된 문제였다. 난 이태원은 가 본 적도 없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19,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켜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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