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늦은 아침을 먹고 아파트 산책길에 나섰다. 햇살은 점점 더 여름으로 여물어 가듯 한결 더 따가워지고 반바지를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얼마 전 아내가 아파트 내 화단에서 네 잎 클로버를 따다가 책사이에 끼워 두었다가 코팅을 해서 열쇠고리로 만들었다.
산책길에 나도 오랜만에 네 잎 클로버를 찾아보고 싶은 마음에 아파트 여기저기 듬성듬성 돋아난 클로버 무덤을 찾아다닌다. 클로버들이 옹기종기 모여 진한 녹색으로 화단 구석구석을 메우고 있고 햇살을 가득 머금고 하얀 꽃을 피워 초록을 더 돋보이게 하고 있다.
초록의 이파리들과 하얀 꽃들 사이사이로 눈을 부릅뜨고 네 잎을 가진 클로버를 찾아보지만 온통 세잎을 가진 클로버들만 눈에 들어온다. 네 잎 클로버가 상징하는 행운을 찾아 열심히 탐색을 해 보지만 허탕을 치고 발걸음을 옮기기를 반복한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집중하고 눈을 조금 더 크게 떠서 탐색을 하다 보니 어느새 네 잎 클로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한번 찾고 나니 점점 더 잘 찾아진다.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아파트 한 바퀴를 돌면서 꽤 많은 네 잎 클로버를 찾았다. 심지어 다섯 잎의 클로버도 눈에 들어온다.
오늘 찾은 네 잎 클로버만큼 행운이 올진 알 수 없지만 행운이 도망가지 않게 책을 펼쳐 사이사이에 잡아 둔다.
어쩌면 네 잎 클로버를 찾아 돌아다니는 그 순간순간이 행운이 아니었을까?
그 행운을 페이지 곧곧에 잡아 두었으니 도망가지 못하겠지?
행운이라는 것은 결국 만들고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을 해본다. 가만히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과 같이 무언가를 찾고 도전하는 것이 행운을 만나게 되는 길일게다. 그렇게 발견하고 찾아든 행운을 페이지 위에 곱게 접어두었다가 꺼내어 볼 때마다 행운은 기운을 얻을 수 있을게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네 잎 클로버를 어느 순간 더 잘 찾게 되는 것과 같이 우리네 일들도 처음엔 서투르지만 한계를 넘고 나면 익숙해지고 잘하게 된다. 삶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만나는 한계를 네 잎 클로버를 찾아내듯 넘는 것과 다르지 않고 그 순간순간이 당신에게 찾아드는 행운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