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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남이라는 새로운 문 앞에 서다

by 노연석

생활스포츠지도사 골프 자격을 취득하고 2년이 지나가고 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민만 하며 2년 전에 머물러 있었다.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많은 지도사님들이 그러할 것이다.


멈춰버린 시계에 건전지를 교체하며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 대한골프스포츠지도사 협회에 문을 두드렸다. 협회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으니 들어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지만 늘 외면하고 있었다. 열정을 가지던 시간이 과거에 머물며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건전지를 교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건전지를 교체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고민과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미지의 세계와 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에 첫 만남에서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또 연습을 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이유로 낯설지는 않다. 그래도 처음이라는 단어가 만남 앞에 오기에 긴장되지 않을 순 없다.


살아오면서 모든 처음에는 설렘보다 긴장과 불안이 앞섰고 많은 처음의 경험으로도 새로운 처음에는 익숙함이나 자연스러움을 대입하기는 쉽지 않다. 처음은 언제나 처음이라 그렇다.


처음,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 일지도 모르겠다. 긴장감, 불안감을 극복해 가면서 감춰 두었던 설렘을 매개로 행복이라는 욕구에 도달하는 것이다.


욕구에 다가서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으며 느끼는 불안과 초조한 감정은 어쩌면 어린 시절 소풍 가기 전날 느꼈던 그런 감정과 같다. 그 감정 안에는 또 기대라는 감정이 함께 하고 있다.


기대 뒤에는 또 다른 것들이 숨겨져 있다. 상상, 욕심, 욕구... 이런 모든 생각과 감정들은 첫 만남의 고대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만든다. 몇 날 며칠을 준비하며 기대는 더 커지고 실망이라는 만남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대로 된 만남을 만들기 위해. 마음속으로 계속 시뮬레이션을 한다. 기대가 실망이 되어 처음을 망치지 않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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