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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으로부터 멀어지기

불편한 것을 걷어내기

by 노연석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어쩌면 인간은 살면서 관심을 받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관심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기를 바라며 살았었다.


잘 나지도 못했고 머리가 똑똑하지도 않았으며 무언가에 빠져드는 덕후도 아니었다. 그저 삶이라는 무대의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주연들의 들러리처럼 조용히 서 있었다. 무대의 맨 앞자리로 나서려고 애쓰지 않았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두려움이었다. 사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30년 넘게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늘 뒤에 숨어 있었다. 가끔 관심받을 만한 자리로 등을 떠밀기도 했지만 거절하거나 등 떠밀어진 자리에서도 조용하게 지냈었다. 리더가 되기가 보다 참모가 더 어울리는 사람으로 살았었고 지금도 그렇다.


삶에서 몇 번은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관심을 받고 싶어 했었던 적도 있지만 그래서 몇 번은 감투를 써 보기도 했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에 불편함만 가득했다. 즐겁게 살려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한 선택이 부담이 되고 불화가 일어나고 복잡한 일들로 가득했었다. 에너지만 고갈될 뿐 즐거움은 사라졌었다.


또 한 번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오던 시점에 관심을 받기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봉사를 할 마음으로 동대표에 출마를 했었다.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당선이 되었고 어쩌다 보니 관리 이사직까지 맞게 되었었다. 한 동안 뉴스 기사에 부실공사다 뭐다 많이 나왔던 아파트였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어디에나 있는 보편적인 수준이었으나 그 뒤에 그런 상황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웃 간의 불협화음을 조장하며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아파트였다. 그러다 보니 동대표들을 향한 화살이 너무도 많았다. 나뿐만 아니라 임원진들은 진심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출마를 했었는데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파트가 부실이 아니라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사람들이 부실이었다. 매일매일 마녀 사냥이 지속되었었다. 이런 인간관계 속에서 지속하고 싶지 않았다. 비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임을 했다. 어쩌면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삶보다 내 삶이 먼저였다. 내가 먼저 살아야 했다.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내게 너무 피곤한 일일 뿐이었다. 나에게는 관심을 받고 그것이 주는 무게를 견딜 만큼의 힘이 없는 사람이 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닐까?

도움이 될 만한 것은 하지 않고 무리에 편승하여 그 무리가 주는 단물만 빨아먹는 존재로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 보게 된다. 그러나 난 그 자리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과 일을 충실히 하는 것으로 그 이상 그 이하가 되지 않도록 살려고 한다. 누구에게도 피해가 되지 않게 누가 되지 않게. 일도 사람들과의 관계도 적당한 거리를 두게 되었다.


정각 오후 5시. 퇴근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그렇게 살아온 지 이제 5년이 넘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내 삶이 먼저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일도 관계에서도 후퇴를 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온전해야 가족도 주변 사람들도 돌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갈망하는 것 일지라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아야 하는 삶은 불편함이다. 불편함이 느껴질 때 과감히 벗어 버리는 행동은 자신을 위해 타인을 위한 현명함이다.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옷이 불편해도 감수하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벗으면 된다. 자신에게 맞는 길로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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