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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OSIGNER Jan 07. 2021

융합형 제품은 왜 불만족스러울까?

1+1=2가 안 되는 이유



융합, ‘다른 종류의 것을 한 가지 상태로 만드는 것’



지금도 널리 쓰이는 융합형 인재처럼 서로 다른 것이 만났을 때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은 이제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실제로 눈에 보이는, 실물의 제품이 서로 융합을 하거나, 융합된 경험을 제공한다면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 거 같다.


찐 융합제품 by Apple


며칠 전 새벽에 갑자기 카드 할인과 무이자 할부에 홀려 갤럭시 폴드 2를 결제해버렸다. 다행히 아침에 정신을 차리고(?) 취소를 했지만 그렇게 무턱대고 결제한 걸 보면 계속 마음속에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험을 한 번에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 번쯤은 써보고 싶었던 제품이지만 마지막까지 마음에 걸렸던 문제는 무게였다.



비싸서가 아니라 무거워서 안 샀다고 생각하자


키보드와 결합된 태블릿에 대한 관심도 비슷하다. 지금은 아이패드 미니에 매직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만족하고 있지만 그동안 써봤던 제품들의 문제점은 노트북만큼의 호환성 부족, 무거움, 그리고 낮은 키보드 사용성이었다.



이런 형태는 키보드 경험은 좋겠으나 생산성의 부족을 가지고 있다.


필기가 가능한 디바이스도 마찬가지다. 디바이스와 메모지의 경험을 같이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갤럭시 노트 시리즈부터 이것저것 사용해보았지만 메모장만큼의 즉각적인 필기도 어렵고, 손에 집히는 아무 펜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 눈에 띄는 곳에 메모를 디스플레이할 수 없었기에 아직까지도 필기형 디바이스는 제대로 사용하는 게 없다.


메모지를 대체하리라 예상했었다.



그런데 왜 자꾸 지르는 걸까?



제대로 쓰지도 못하면서도 두 개의 경험을 하나의 제품에서 누리고 싶어 자꾸 사고 또 팔았던 거 같다. (그러면서 감가상각으로 돈은 날아가고..) 융합된 제품이 기존과 다른 경험을 줄 수도 있겠지만 1차로 기대했던 건 기존 경험을 한꺼번에 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융합형 제품은 기존 경험을 그대로 제공하지 못했다. 갤럭시 폴드는 기존 스마트폰보다 더 무거웠고 키보드와 결합된 태블릿은 노트북보다 떨어지는 키보드 사용감을 가지고 있었고 디바이스에 직접 하는 필기는 간편하지 않았다. 


융합된 제품이 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느끼기도 전에 기존 경험보다 떨어짐을 먼저 알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태블릿에서 필기도 할 수 있다는 경험을 만족하기 전에 메모지에 필기하는 것보다 불편하다는 것을 먼저 알아버렸던 것이다.


그냥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자



기능보다는 경험을


분명 두 개의 제품 기능을 하나로 합치는 건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고 그것을 위해 투입되는 기술이 대게는 최신 기술이기에 신기함도 같이 느끼게 된다. 그러나 관점을 기능으로만 집중한다면 기존에 경험했던 기능에 조금씩 부족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슬금슬금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디바이스에 메모를 적는다고 해도 이보다 효율적일까?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융합형 제품을 구입한다면 제품의 기능보다는 경험에 좀 더 집중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폴더블 폰의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기능보다는 스크린이 접히는 UX에 좀 더 가치를 두는 식이다. (아직 구입을 하지 않아 당장 생각나는 UX는 자랑하기 좋은 디바이스라는 점 하나뿐이다.)



이것도 훌륭한 UX다 (출처:1 boon)



그래도 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결론적으로 이런 융합형 제품을 앞으로도 계속 관심 두고 구입할 거 같다. (아마 가장 유력한 건 현재로서는 폴더블 폰이다....) 단, 지금과는 달리 기능보다는 경험 자체에 좀 더 집중해서 제품을 바라봐야겠다.


여보 미안해


생각해보면 그동안 갤럭시 노트를 사면서 메모지를 안 쓰겠다고 마음먹는 건 좀 어리석기도 했다. 차라리 갤럭시 스마트폰 뒤에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제품을 사는 게 더 나을 테니 말이다.


기능을 중시한다면 이런 제품이 더 좋을 것이다. (출처:neoearl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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