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앤올룹슨 beoplay P2
블루투스 스피커는 이미 많은데..
갤럭시, thinkpad처럼 많이 팔리고 인지도 있는 제품, 제품 라인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경우도 있지만 브랜드는 아는데 그 브랜드가 만드는 제품명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애플같이 제품 라인명, 브랜드명까지 널리 알려진 브랜드로 있지만..)
특히 그 브랜드를 동경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 나에게 그런 의미의 브랜드로는 B&O가 있다. 우리나라말로는 뱅앤올룹슨 보통 외국 브랜드명이 창립자의 이름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페테르 뱅과 스벤 올룹슨이라는 두 사람의 이름으로 지어진 브랜드. 이쁘기도 하고 때때로는 기괴한 디자인의 제품도 만들지만 엄두도 못 낼 가격대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예전 런던의 해롯백화점에서 b&o의 beoplay A8 모델을 실제로 보고 놀랐고 또 그 소리에 놀랐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나의 오브제 역할을 하고도 남을만한 디자인도 놀랐지만 더욱 놀랐던 점은 인하우스 디자이너를 쓰는 게 아니라 외주식으로 디자인을 유지해왔다는 점이었다.
신제품이나 과거의 명기로 평가받는 제품들의 정보들을 접하면서 그렇게 b&o는 꼭 하나 가지고 싶던 브랜드였지만 워낙 비싸다 보니 비교적 대중적인 라인인 beoplay의 제품도 아직까지 소유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역시나 우연히 beoplay 라인에서도 가장 저렴하다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할인한다는 정보를 보게 되었고 그렇게 결제를 하게 되었다. 물론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오로지 b&o제품이라서...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마감
스피커를 구매했지만 스피커의 성능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물론 가격이 소형 스피커 치고는 싼 게 아니라서 (물론 싸게 샀지만..) 일정 수준의 소리를 예상했지만 주문부터 수령할 때까지 오로지 기대했던 건 제품의 마감, 품질이었다.
패키지는 특이할 게 없었다. 아무래도 그나마(?) 보급형 라인이라 그런지 일반적인 스피커 패키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처음으로 소유하게 된 b&o 스피커의 첫 느낌은 묵직함, 단단함, 그리고 차가움이었다. 비록 made in china 였지만 제품의 마감은 역시 만족스러웠다. 알루미늄을 잘 다루는 브랜드인 만큼 제품 전면의 알루미늄 재질의 커버는 단차 없는 마감이지만 아웃도어용이 아닌 살살 써야 할 듯한 느낌을 준다.
조금은 특이하게 사용된 스트랩의 가죽 재질은 차가운 알루미늄 몸체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 스트랩 역할로 어디에 걸어두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만 한 가지 스트랩 중간의 파트에 적힌 b&o로고가 어디에 걸어둘 경우 거꾸로 걸려있게 되는데 사소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인터페이스는 b&o답게 매우 간단하다. 전면 커버의 구멍 중 하나가 작동상태를 표시하는 led, 충전을 위한 usb-c타입 포트, 그리고 버튼은 후면의 b&o로고에 위치한다. 다만 문제는 심플해도 너무 심플하다는 데 있다. 볼륨 조절도 안되고 하단의 원버튼은 전원을 켜거나 페어링 모드로 들어가기에 영 복잡하다. 제품 자체를 톡톡 치면 재생/정지하는 기능과 본체를 흔들 때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조금은 특이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지만 일반적인 경험과 괴리가 매우 크다. 즉 잘 안 쓰게 된다.
소리는 중요하지 않다. 물론 좋긴 하다.
개인적으로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다. 카메라에서 센서 판형이 깡패라는 말처럼 스피커도 물리적인 유닛 사이즈가 거의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소리는 크기에 비해 좋은 편이다.
가끔 방에서 음악을 들을 때 사용을 하지만 사용을 하지 않아도 한 번씩 만져보는 용도로 더 자주 사용하고 있다. 애초에 목적이 소리가 아니었기에 이 제품은 기능보다 제품의 존재로 더 큰 만족감을 주는 셈이다. (그래서 항상 아이맥 받침대 위에 놔두고 있다. 은근히 잘 어울린다.)
처음 목적도 브랜드였고 가장 만족하는 부분도 브랜드
정말 제품 하나쯤을 가지고 싶었던 브랜드였다. 과거에도 비교적 저렴했던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구입할 기회가 있었지만 조금씩 아쉬웠던 건 제품 자체의 존재감이었다. 물론 A9처럼 더 존재감 있는 제품이면 좋겠으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는 휴대용 기기 정도였다.
제품을 살 때 그 목적이 기능이 아닌 브랜드인 스피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에 훌륭한 마감, 평소 좋아했던 브랜드의 제품이라는 만족감을 충실하게 전해주는 P2였다.
쓰고쓰기 - 써본 제품만 다룹니다. 저도 최신 제품 써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