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EOSIGNER Mar 18. 2021

중고 같지않은 중고

아이폰 XR


ㅆㅆ1

나름 지름의 이유가 있다


말도 안 되는 지름 이유를 찾아내었다. 새로 옮긴 팀에서 사용할 테스트 기기가 필요하다는 이유. 보통 회사에서 지원을 해주지만 (물론 이 팀에서도 테스트 기기를 가지고 있다.) 왠지 모르게 내 소유의 테스트 기기를 가지고 싶었고 안드로이드 유저인지라 아이폰을 구매하게 되었다. (참 변명도 가지각색이다.)


요즘 기준으로는 오히려 싱글 카메라 디자인이 깔끔해서 좋다.


내가 구매한 모델은 아이폰 xr이다. 2018년 9월에 공개된  모델이니 출시된 지 2년이 훌쩍 넘은 모델이다. 물론 최신 기기를 사면 더 좋겠지만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가격이라는 허들을 넘지 못했다. 가격 기준으로 한다면 아이폰 8이나 se2 시리즈도 있지만 페이스 ID가 들어간 제품을 사용해보고 싶어 xr을 구매하게 되었다.




ㅆㅆ2

좋긴 좋다


애플 제품이 다 그렇겠지만 역시 마감하나는 참 좋았다. 2년이 지난 제품이지만 견고한 만듦새와 지금 사용하기에도 쓸만한 성능, 좋은 품질의 화면, 스피커, 뭐 두루두루 잘 만든 제품이다.



좌우상하 완벽한 균형


디자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건 베젤 부분이었다. LCD를 사용해서 OLED 화면보다 상대적으로 두꺼운 베젤을 가지고 있으나 좌우상하 동일한 두께의 베젤을 적용하여 안정감을 주는 게 좋았다. 


플래그십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미세하게 위아래 베젤의 두께가 다르거나 좌우의 경우 엣지디스플레이처럼 4방향의 베젤 두께가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거에 비하면 확실히 균형이 주는 안정감은 아이폰의 디자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ㅆㅆ3

제품은 좋은데, 아이폰은 왜 비쌀까?

알다시피 아이폰은 비싸다. 신제품이 비싸면 당연히 중고를 알아보게 되는데 문제는 아이폰은 중고 가격도 비싸다는 점이다. 대체 왜 비쌀까? 애플에 대한 팬심, 디자인, 브랜드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 생각한다.


지금 써도 괜찮아요


아이폰에서 사용하는 칩셋은 안드로이드 칩셋 대비 1~2년 정도 성능이 앞서있다. 여기서 앞서 있다는 말은 안드로이드 칩이 느리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적인 사용자 입장에서는 둘 다 매우 좋은 성능을 제공한다. 중요한 건 1~2년 정도 앞서있는 수치상 성능이 1~2년 후에도 최신 제품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즉 중고 = 성능은 좀 뒤처지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깨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최신 기준과도 그리 밀리지 않는 성능이다. (출처:nanoreview)


아이폰의 소프트웨어 지원도 한몫한다. 안드로이드 계열 대비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기에 중고 제품에서도 최신 제품의 소프트웨어 경험을 제공한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 중고제품에서 최신 제품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는 셈이다.



아이폰6s는 무려 5번째 메이저 업데이트다 (출처:statista.com)



또한 변화가 크지 않은 디자인, 흔히 말하는 질리지 않는 디자인 또한 중고제품을 중고처럼 보이지 않게 한다. (전면 기준으로는 사실 아이폰 x이나 아이폰 12나 큰 차가 없다.) 이처럼 아이폰의 성능, 지원, 디자인 3가지 요소가 서로 맞물렸을 때 결론은 '중고 같지 않은 중고 아이폰'이 된다.


잔존가치 48.5% vs 30.1% (출처:핸디)




ㅆㅆ4

초기 구매비용을 싸게 보이게 하는 기술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은 중고 가격의 방어로 이어진다. 1~2년이 지나도 괜찮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이면, 새 제품 가격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특히 요즘 MZ세대들 경우 제품을 구입할 때 중고 가치를 고려하면서 소비를 하기에 이들에게 아이폰의 비싼 가격은 안드로이드 대비 낮게 느껴지게 된다. (애플이 비싸게 파니 안드로이드도 비싸게 판다.. 참..)


확실히 베젤이 두껍긴 하다


예를 들어 150만 원 새 제품을 150만 원을 쓴다고 보는 게 아니라 2년 뒤 60만 원의 중고 가격을 뺀 90만 원으로 제품을 구입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님을 설득하기 참 좋은 논리다.)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신뢰가 높은 중고 가격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초기 구매의 부담감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는 이 구조, 아마도 애플은 아이폰 x을 기점으로 높은 가격정책을 가졌을 때부터 아마 이런 구조를 예상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팀 쿡 당신이란 사람은..)


괜히 이소리를 한 게 아니었구나..


아이폰 xr을 몇 주 사용해본 결과 메인 폰으로는 이제 못쓸 거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그렇기에 이제 앞으로도 종종 중고 아이폰을 기웃거리게 될 거 같다. 몇 년 지난 거라도 괜찮은 게 아이폰이니까.


쓰고쓰기 - 써본 제품만 다룹니다. 저도 최신 제품 써보고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같이의 가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