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공모전 : 약속과 실천, 그리고 변화 )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기 위하여 잠시 대기하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신호등의 빨간색은 잠시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으며 , 횡단보다 앞에서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는 동안 차도의 차는 자유롭게 다니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잠시 딴생각으로 발 내딛는 순간에 사고가 나겠죠.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나의 뇌는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신호등에 빨간색 불빛이 켜지면 멈추어야 한다고요. 이런 건 굳이 따로 지시하지 않아도 무언의 '약속'이 된 거죠.
이런 약속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을까요?
교통신호를 지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중 하나이며 사회 질서가 유지되기 위한 수많은 장치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 겪은 '약속'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회사를 퇴직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이 있습니다. '나와의 약속'입니다. 시간의 자유를 얻었을 때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직장에 묶여 있던 일상보다 나의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와의 약속'이라는 타이틀로 몇 가지를 메모해 두었죠. 하루 일상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 중에서 독서, 운동, 공부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소소한 도전.. 이 네 가지가 내가 퇴사하기 전에 그리고 퇴사 후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와 스스로 한 약속이기에 어느 누구도 확인하거나 실천에 대한 검증도 없지만, 스스로 한 약속이 가장 무섭더군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꾸준히 실천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의 루틴이 되게 하였습니다. 한 달 정도 지속하면 대부분은 생활의 루틴으로 자리 잡는 것 같아요.
지금은 이 네 가지 중에서 무언가 한 가지를 오랫동안 안 하면 '금단현상'처럼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중간에 눈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일이 있어서 위 네 가지 모두가 잠시동안 못하는 일상이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마음이 얼마나 불안한지.. 이 정도면 위 네 가지는 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은 거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일상으로 돌아왔으며 여전히 1년 전 나와 약속한 위 네 가지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와한 이 약속 하나가 일상의 가치를 올려 주고 꾸준하게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약속 (約束)이라는 뜻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
저는 다른 사람과 어떤 일을 할지 의논하지 않았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잘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속한 나와의 약속으로 가족들에게는 '꾸준히 지속하는 사람'으로 새롭게 인식이 되고 새로 시작한 온라인 공부로 1년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온라인 세상에 뛰어들어 더 넓은 세상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의 네트워크 확장되고 새롭게 배우는 공부의 영역도 과거 직장에서 경력과 무관한 분야에 한 발짝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대와 희망이 있으며 오십이 넘어도 이렇게 나의 미래에 설레어도 될까 싶을 정도입니다.
1년 전 나와의 약속이 평범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평범한 일상의 약속을 실천하고 지속하면서 얻어지는 결과는 평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치인이 하는 공략처럼 아주 큰소리로 누군가에게 소리치지 않았지만, 나의 말에 대한 무게를 스스로 느끼고 약속 이행을 잘한 나에게 잠시 어깨 한번 툭툭 쳐 봅니다. '지금까지 아주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해 보자 ~ " 아주 크고 특별한 약속은 아니지만, 작지만 지속하면서 얻어지는 약속의 결과는 겨울에 눈사람을 굴리면서 커지는 것처럼 아주 조금씩 커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과거 직장에서 나를 소개할 때 명함에 적혀 있는 회사이름, 나의 이름, 직함으로 전달하였지만, 지금 나를 소개할 때는 블로거이며 이웃은 몇 명이며, 인스타 팔로워는 몇 명입니다.라고 소개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나의 이력이지만, 이렇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나이와 상관없이 꾸준히 새로운 것을 배워야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아들과 대화에서 주변에 엄마만큼 온라인 SNS 열심히 하는 사람을 못 본 것 같다고 하더군요. 괜히 어깨가 우쭐거렸답니다. 나의 일상의 변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뀐 것은 '혁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가 가능하게 한 '나와의 약속'을 실천한 결과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