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HOSEA 3:1
누구나 결혼을 꿈꾸고 사랑에 부풀어오른다. 어린시절, 아름다웠던 그녀에게도 그런 부푼 꿈을 꾸게하는 남자가 있었다. 재력이나 무공이 특출나지는 않았지만, 웃는 모습이 때묻지 않고 순박한 멋진 사람이었다. 둘의 시간은 행복이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둘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그런 아름다움이었다.
불행히, 그녀의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노름을 하다가 빚을 졌다. 소 두 마리를 걸었는데, 소 두 마리가 있긴 했다. 문제는 그녀의 아버지가 소 없이는, 정확히 말하자면 소가 벌어주는 돈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빚진 집에 소 대신 딸을 넘겼다. 재물에 대한 탐욕이 딸을 지옥에 던졌다. 그리고 시대가 침묵했다. 나쁜 아버지가 딸의 행복을 합법적으로 불사르는, 결혼이라는 이름의 노예 매매가 이뤄지곤했던 그 시절 북이스라엘은 그런 야만적인 사회였다.
그녀의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남편이 금새 다른 여자를 찾았다. 어쩌면 새 노름판에서 딸이 있는 남자를 거하게 이겼을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쨋건, 남편은 그녀에게 이혼증서를 써주었고, 그녀는 죽을만큼 미웠던 아버지가 사는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쫓겨난 여자라는 꼬리표가 붙자, 모든 세상이 그녀를 외면했다. 아버지에게도 그녀는 무가치한 여자가 되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필사적으로 자신의 죄를 찾으며 살아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억울해서 살 수가 없었다. 매일 치밀어오르는 분노가 그녀의 영혼을 삼켰다. 죄명을 알지 못해, 분명히 죄를 지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을 어귀 불량배들과 포도주를 잔뜩 먹고 어울리며 여러 남자와 몸을 섞었다. 이제는 자신을 부르는 명칭이 분명해졌다. 화냥년. 진짜 잘못해서 손가락질 받으니까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때로는 자기 남편을 유혹했다고 이름도 모르는 여자에게 뼈가 부러져라 맞은 적도 있다. 눈웃음만 쳤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넘어오는 걸 나보고 어떻게하란 말인가? 그녀가 꼬신건지, 꼬셔진건지 알 수 없었던 그 비겁한 새끼는 그녀의 아버지처럼 먼 발치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여튼 남자새끼들이 다 그렇지. 그렇게 그녀는 차가워졌다.
이제 그녀는 사람을 믿지 않았다. 하룻밤의 유혹으로 자신의 외로움을 잠시 달래주는 남자들. 그마저도 젊음이 스러진다면, 사라질 것이다. 그때가 오면 미련없이 세상을 떠날 생각을 그녀는 매일 했다. 어떤 희망도 없던 그녀는 더 이상 행복을 꿈꾸지 않았다. 모든 행복은 가면을 쓴 거짓이 인간을 조롱하기 위해 잠시 맛보여주는 달콤함임을 그녀는 깨달았다. 거리를 걷다가 행복한 표정을 짓는 사람을 보면 속으로 저주했다. 그대에게 지금의 행복을 지울 모든 쓰라림이 찾아갈 것이다. 저주를 하고 나면 잠시 기분이 좋아진다.
한결 상쾌한 발걸음으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의 짐이 꾸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누군가가 지참금을 들고 자신을 아내로 맞이하러 왔다고 했다. 믿을 수 없어, 비아냥거리는 소리만 나올 뿐이었다. 도대체 그 멍청한 놈이 누구란 말인가? 이른 비가 적지 않게 내리던 그날 저녁, 세상에 버림받아 고통에 잠겨버린 여자 고멜에게 호세아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