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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May 07. 2017

우리 삶에는 마법이 필요하다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콜린 퍼스와 엠마 스톤이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찾아보게 된 영화 <매직 인 더 문라이트>. 오랜만에 앉은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본 영화이다. 사실 배우들의 연기를 보기 위해 찾아본 영화였으나, 이 영화가 준 선물은 정말 '마법' 같았다. 보고 난 후의 내 마음은 한결 따뜻해졌다. 


1928년 유럽의 스타 중국인 마술사 웨이링 수는 사실 스탠리(콜린 퍼스)라는 영국인이었다. 모두가 감쪽같이 속을 정도로 세계 최고의 마술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동료 마술사로부터 심령술사 소피(엠마 스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스탠리에게 심령술사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밝혀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다. 스탠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고집불통의 이성주의자인데, 세계 최고의 마술사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자신감을 갖고 있던 스탠리는 자신이 소피가 사기꾼임을 못 밝힐 리가 없다고 호언장담을 하며 소피를 만나러 떠난다. 


스탠리, 비관주의자에서 낙관주의자로 바뀌다

놀랍게도, 스탠리 역시 소피가 사기꾼임을 증명할 수가 없었다. 죽은 영혼과 대화를 하고, 스탠리의 이모에 대한 과거를 단번에 알아맞히는 모습에서, 이성주의적인 자신의 가치가 흔들리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었기 때문에, 인생에 대한 비관주의에 빠져있던 모습에서 낙관주의로 점차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킨다. 소피와 함께 있으면서 그는 인생의 즐거움을 처음으로 느껴보게 된다. 

내 인생엔 지루한 현실밖에 없다고 여겼는데, 당신은 보다 많은 게 있다는 증거예요. 보다 많은 신비, 보다 많은 마법이요-영화 <매직 인 더 문라이트>


그러나 결국엔 소피와 스탠리의 동료 마술사가 스탠리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 합작한 사기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는 대단히 실망한다. 그러나 이성적인 그 자신도, 자신이 소피와 함께 있을 때 느꼈던 즐거움과 행복이 자신의 이성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 일종의 마법 같은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돈도 없고, 자신에게 사기를 친 소피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비이성적인' 감정이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사실까지도. 결국 그는 이성적이고, 비관적이던 자신의 모습을 극복하고, 자신의 감정을 따라 소피에게 청혼을 하게 된다. 


그녀의 미소에 비하면 너의 논리는 얼마나 하찮니-영화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매직 인 더 문라이트>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이자 이성주의자인 스탠리가 소피라는 여성을 만나서 변화하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그린 영화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자들을 멍청이로 취급하고 비꼬는데 도가 튼 스탠리가 오히려 자신이 바보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 전반적으로 니체의 사상이 많이 언급이 된다. 스탠리는 니체의 '신은 죽었다'와 같은 명언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성주의적인 논리를 강화하는데 그치지만, 소피는 니체의 또 다른 측면에 주목한다. '인간은 사랑 속에서만, 사랑의 환상의 그늘에 숨어서만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이용해서, 인간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것이 아닌, 환상도 필요하다고 스탠리에게 반박한다. 


비이성적이어도, 즐거움을 준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실제로 살아가다 보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도저히 사랑에 빠질 수가 없을 것 같은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던지, 기도를 했더니 기적적으로 아픈 사람이 회복이 된다던지. 이런 '비이성적'인 현상이 말이 안 된다고 외면해버린다면, 삶을 살아가는데 즐거움이 결여될 것이 확실하다. 어차피 주어진 짧은 인생, 즐겁게 사는 게 목표 아닐까. 지나친 이성에 대한 집착으로 인생을 비관적이고, 우울하게 바라본다면, 그 이성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금 비이성적이고, 마법 같은 일이 우리 곁에 생겨도, 우리의 인생을 즐겁게 만들 수 있다면,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매직 인 더 문라이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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