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쾀 May 28. 2017

두 카우보이의 비극적인 사랑

<브로크백 마운틴> 애절한 로맨스보단 가정파괴 불륜을 그린 영화

히스레저와 제이크 질렌할

<브로크백 마운틴>은 제이크 질렌할과 히스 레저가 주연을 맡은 카우보이 영화이다. 한 가지 눈여겨볼 사항은 두 명의 카우보이 간의 동성애를 소재로 다룬 영화라는 점이다. 간략하게 내용을 설명하자면 폭력적으로 살아온 에니스 델마(히스 레저)와 잭 트위스트(제이크 질렌할)는 아르바이트 식으로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여름에 양치는 일을 함께 하게 된다. 함께 양을 치다가 그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에니스는 이미 결혼이 예정되어 있는 사람이 있었고, 높은 현실에 벽에 부딪히게 된다. 결국, 그 둘은 일 년에 한두 번씩밖에 못 보는 관계를 이어나가다가 잭이 동성애 혐오 살인을 당하게 된다. 남겨진 에니스는 그와 그를 처음 만난 브로크백 마운틴을 그리워하게 된다. 


캐나다 앨버타의 놀라운 풍경을 담은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은 베니스 영화제의 황금 사자상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제이크 질렌할과 히스 레저라는 명품 연기력을 보유한 배우들 뿐만 아니라, 앤 해서웨이, 미셸 윌리엄스와 같은 명품 조연들 또한 출연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뿐만 아니라, 브로크백 마운틴의 아름다운 경관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영화를 다 감상하고 찾아본 결과, <브로크백 마운틴>을 촬영한 곳은 캐나다의 서부 앨버타 주로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선정된 국립공원들이 다수 있는 곳이었다. 광활한 초원 위에서 수백 마리의 양 떼가 지나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브로크백 마운틴


캐나다 알버타 주


캐나다 알버타의 워터튼 레이크 국립공원  @Travel Alberta



남편이 동성애자임을 눈치챈 불쌍한 부인 

동성애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본 영화였지만, 제이크 질렌할과 히스 레저의 진한 스킨십이 자주 나와서 살짝 당황스럽게 만든 영화이기도 했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면 두 남성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로 볼 수 있겠지만, 난 아직 그 정도 경지에 오르진 못했기 때문에 그 둘의 로맨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긴 힘들었다 솔직히. 그래서 난 영화를 보면서 애니스와 잭에 감정이입을 하기보단, 애니스와 결혼한 알마 비어스(미셸 윌리엄스)와 잭과 결혼한 루린 뉴섬(앤 해서웨이)에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남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알마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남편의 친구가 방문한다고 해서 아무 걱정도 안 하고 있었는데, 집 밖에서 둘이 뜨거운 키스를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 알마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감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자식도 셋이나 있는 상황에서 남편이 동성애자라니. 애니스는 자신이 잭과 키스하는 모습을 알마에게 들켰을 거라곤 상상도 못 하였다. 그래서 계속해서 알마에게 잭과 낚시를 하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잭과의 불륜(?)을 저지른다. 그 둘이 사랑하는 사이란 걸 이미 알고 있는 알마는 결국 남편과 이혼을 하게 된다. 잭도 마찬가지다. 루린과 결혼하고 아들까지 낳았는데, 계속해서 애니스와 불륜을 저지르고 끝내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안타까운 로맨스보단 가정 파괴 불륜

결혼도 하고, 애도 있지만 자기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혼을 한 실제 사례는 몇 번 뉴스에서 접했다. 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몇십 년을 살다가, 우연찮은 계기로 이를 깨달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숨기고 부인 몰래 다른 동성을 만나는 행위는 불륜이다. 이미 결혼을 한 상태로 서로를 만난 것도 아니었는데, 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달은데도 불구하고 사랑하지도 않는 결혼을 한 것일까.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리지 못한 게 이유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끝내 한 가정을 파괴한 불륜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그래서 난 애니스와 잭과의 로맨스를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애절한 동성 간의 로맨스로 볼 수 없었다. 그냥 양심 없는 두 카오 보이의 외도라 느껴졌을 뿐. 다른 남자에게 자신의 남편을 빼앗긴 알마의 상처는 누가 어루만져줄 것인가. 애니스와 잭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사랑이 동정받고 안타깝게 느껴져선 안 될 것이다. 차라리 두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를 다르게 보지 않았을까. 

떨떠름한 결혼. 도대체 왜 결혼한거야 



본격 캐나다 앨버타 홍보 영화

결혼을 했는데, 나중에 배우자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어떨까, 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해보게 되는 나름 의미 있었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평가하자면 동성애라는 주제에 대한 관심보단 캐나다 앨버타를 꼭 가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나중에 꼭 한 번 가봐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삶에는 마법이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