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배우는 인문학의 목적
인문학 열풍이다. 서점에 가도 꽤 많은 베스트셀러들이 인문학 서적들이고, 최근엔 인문학 강연들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런데 도대체 인문학을 왜 공부하는 것일까. 먹고 사는데 딱히 연관이 없어보이는데, 굳이 공부를 해야할까. 이런 물음에 당당히 NO 라고 외친 한 인물이 있었으니, 이는 바로 애플의 전설 스티브 잡스이다. 그는 생전에 수많은 인문학 서적을 읽었고, 그 인문학으로부터 그의 영감을 받았다고 자서전에서 밝힌바 있다. 그렇다면 인문학을 통해 어떻게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의성을 얻을 수 있을까.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최진석 교수는 저서를 통해 그 해답을 제시한다.
인문학이라는 학문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인문학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이는 문학, 사학, 그리고 철학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무늬'를 관찰하고, 이를 공부하는 학문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냥 평범하게 생각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면 그 '무늬'를 제대로 관찰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우린 평소에 '우리'라는 틀 안에 갇혀서 사고하는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나 안에 있는 욕망이 아니라, 내가 속해 있는 '우리'가 원하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데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정치적 판단을 하게 된다. 일반적인 가치관의 틀에서 벗어나서 사람들의 역동적인 삶을 바라보는 것, 그게 바로 인문학이다.
우리라는 '우리'에서 벗어나라
최진석 교수는 내 안에 있는 욕망에 관심을 기울여서 우리라는 '우리'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자신의 욕망을 바탕으로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세상에 과감하게 질문을 던지라고 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개념'은 사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세상을 억지로 명사화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이 세상에 '봄'은 없다. 끊임없이 자라는 생명들, 따뜻해지는 기온이 있을 뿐. 그 다양한 변화를 '봄'이라는 불변의 개념으로 한정시킬 수 없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변하는 세상을 개념이라는 명사 안에 가둬놓았는데 이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건 참 어리석은 짓이다. 왜나하면 좀 전에 정해 놓은 개념이 지금은 적용이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받아들이고,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를 자기로 꽉 채워야한다. 이를 통해 자기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고, 세상에 대한 예민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예민함은 틀에서 벗어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질문을 통해 낯설게 바라보기
사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조언은 많이 들어봤다. 하지만 왜 그래야하는지는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통해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하고, 인문학을 통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우리라는 '우리'에서 벗어나 개별성을 회복하는데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