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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Jul 05. 2017

<스파이더맨: 홈 커밍>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세련된 시작  

일단 한 줄 평을 남기자면, '기존의 스파이더맨 영화들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시작'이라고 평하고 싶다. 그 이유는 밑에서 읽어보시라. 약간의 스포가 있으니까 심장이 약하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스파이더맨 1-3>,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2>, 그리고 <스파이더맨 홈 커밍>. 처음 시작하는 장면에서 스파이더맨 로고송이 웅장하게 울려 퍼질 때부터 난 이미 이 영화가 재밌으리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는 기존의 스파이더맨 영화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우선 스파이더맨이 어벤저스에 출현한 이후가 배경이라서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스파이더맨 영화들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장면들, 피터 파커가 거미에 물리게 되고,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라는 명언을 남기신 우리의 벤 삼촌이 돌아가시는 장면들을 아예 생략했다. 스파이더맨이 스파이더맨 연습을 하는 과정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서 그런가. 그런데 사실 피터의 삼촌이 돌아가시는 장면은 스파이더맨이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게 한 정말 중요한 사건이라서 영화에서 그 부분을 한 번도 안 집고 넘어갔다는 사실은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영화 내내 스파이더맨이 왜 스파이더맨이 되었을까에 대한 물음의 해답은 제시하지 않는다. 


히어로가 되고 싶은 히어로 

대신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Homecoming(1년에 한 번하는 고등학교 동창생 모임)이라는 단어처럼 어린 피터 파커의 학생다운 면을 보여준다. 촐싹대고 잔망스러운 모습이 실제 원작 스파이더맨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 어벤저스에 들어가기 위해 토니 스타크에게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흡사 까칠한 선생님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학생의 모습과도 같았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스파이더맨은 기존의 스파이더맨들과는 다르게 매우 어설프다. 토니 스타크가 선물해준 새로운 스파이더맨 슈트에 적응하지 못해 거미줄 쏘는 것도 쩔쩔매고, 범죄자에게 정보를 캐내는 데에도 애를 먹는다. 그리고 열정과 용기만 앞서서 사고를 치고 아이언맨한테 혼이 나기도 한다. 

가방을 메고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는 학생 스파이더맨

 사실 이런 스파이더맨의 어설픈 모습이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기존의 스파이더맨들은 처음부터 잘 싸우고, 거미줄도 능숙하게 다루고, 범인도 잘 체포하는 그런 능숙한 히어로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스파이더맨은 '실제' 히어로가 되고 싶은 '히어로'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자신의 학교 생활과 스파이더맨 생활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또한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칭찬하고 싶다. 


토니 스타크의 인정을 받고 싶은 피터 파커


또 이 영화를 보는 다른 재미는 장면 곳곳에 어벤저스 캐릭터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옆에서 선생님처럼 조력해주는 아이언맨은 물론이고, 캡틴 아메리카, 앤트맨 등 어벤저스 멤버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소소한 재미이다. 

고등학교 체육 동영상에 출연하는 캡틴 아메리카

이 영화에서 기존 스파이더맨 영화들에서의 스파이더맨의 멋진 액션 및 무서운 악당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다만 그냥 쫄쫄이 타이즈가 아니라 토니 스타크의 첨단 기술이 들어간 스파이더맨의 슈트는 기존의 맨주먹싸움만 했던 스파이더맨이 아니라, 4차 산업 혁명의 물결을 탄 첨단 스파이더맨의 모습에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스승과 제자



완성된 히어로가 아닌,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히어로

스파이더맨은 완성된 완벽한 히어로가 아니다. 고작 15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이다. 하지만 그저 어벤저스를 선망하던 어벤저스 팬에서 진정한 'Friendly neighborhood spiderman' 이 되어가는, 스파이더맨의 성장 스토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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