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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Jan 08. 2018

이거 자동차 광고 맞아?

현대자동차그룹의 감성적이고 특별한 광고들

한 때 내 꿈은 광고기획자가 되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 본 초코파이 광고가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그런 짧지만 울림이 있는 광고를 만들고 싶었다. 비록 지금은 광고기획자가 되는 것이 꿈은 아니지만, 아직도 광고를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를 소개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들 중에선 이게 정말 자동차 광고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감성적이고, 특별한 광고들이 많다. 


감동적인 스토리가 존재하거나, 특이하고 이색적인 광고 영상들은 페이스북이나 다른 소셜 미디어에서 '좋아요' 몇 만 명을 기록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얼마 전에 유행했던 모모랜드의 주이가 출연한 '트로피카나' 광고가 있다. 광고 하나를 보더라도 제대로 된 광고를 보고 싶어 하는 20대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겠다.



1. 현대자동차그룹: 고잉홈(Going Home)



현대자동차그룹의 고잉홈이라는 온라인 캠페인 영상은 2016년 칸 광고제에서 입선을 한 영상이다.  2016 애드페스트 어워드에선 은상까지 수상하며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광고이기도 하다. 이 캠페인은 북한에 있는 고향에 가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의 소원을 가상현실을 통해 이루어주는 프로젝트 영상이다. 북한의 2D 위성지도를 3D로 구현해서 김구현 할아버지(90)가 현대자동차를 타고 고향집까지 방문하는 그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할아버지의 인터뷰를 통해 고향집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고향집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3D 이미지를 구성해냈다.
가상현실 안에서 현대자동차를 타고 고향집으로 출발한다
할아버지의 부모님 묘소까지 구현해낸 모습 

따뜻함이 물씬 풍기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 영상. 단순히 현대자동차를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숙원을 이루어주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는 동시에 현대자동차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게끔 잘 설계된 영상이라고 하고 싶다.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8QpQGfsbWgE



2. 자동차에 감성을 더하다-소나타 빗방울 편



보통 시각적인 효과가 강한 다른 광고들과는 달리, 이번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광고는 청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한 광고였다. 자동차의 스펙이나 기능과 같은 물질적인 측면이 아니라, 감성적인 측면을 부각한 점 역시 주목해볼 만하다. 차에서 내리기 전에 잠시 빗소리를 듣는 '힐링'을 30초 남짓 되는 광고를 통해 전달한다. 


광고 장면 한 장 한 장 너무 예뻐서 바탕화면으로 쓰고 싶을 정도이다

Debussy의 ‘Clair de lune' 가 이 광고의 배경음악이다. 잔잔한 피아노 소리와 빗방울 소리가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말 그대로 광고를 보며 힐링을 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자동차가 도로나 사막을 빠르게 질주하는 장면이 주를 이루었던 다른 자동차 광고들과는 다른 색깔의 광고였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kB7Me1WWcqI&list=PLR0hzZesgOe2Ef5w-ndnsOy8D1HSvOnwf



3. [brilliant memories: 동행] 

봄날의 모과향, 어머니의 쏘나타


브릴리언트 메모리즈는 자동차에 담겨 있는 소중한 추억을 작품으로 다시 만들어내는 현대자동차의 프로젝트이다. <봄날의 모과향, 어머니의 쏘나타> 편에서는 사연자가 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자동차에 대해 갖고 있던 추억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켜서 주인공에게 돌려주는 그런 모습을 담았다.

예술작품이 되어서 돌아온 어머니의 쏘나타

누구나 자동차와 소중한 추억을 갖고 있다. 차를 타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 기억이라든지, 차를 타고 수능 시험장까지 긴장에 떨며 갔다든지. 그런 소중한 추억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다시 추억의 주인에게 그 기억을 회상해볼 기회를 예술 작업을 통해 다시 돌려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따뜻하고 색다른 현대자동차의 캠페인이었다.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a2nn9pJXFIA



4. 4분 28초의 기적



청각장애인들도 진동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끔 고안된 소나타 터치블 뮤직시트의 광고 영상이다. 실제 청각 장애인인 방대한 군이 출연을 했고, 감동적인 스토리 라인이 돋보였다. 


실제 청각 장애인 방대한 군이 출연했다
음악의 진동을 느끼고 감동을 받은 방대한 군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차를 타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노래를 들으면서 지루한 도로 위에서 잠을 쫓거나 흥을 더한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청각장애인은 알 수가 없다. 그런 즐거움을 청각장애인들도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낸 터치블 뮤직시트를 실제 청각 장애인이 출연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스토리 라인으로 잘 전달한 광고 영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9HWKRr3HMqs




이렇게 현대자동차그룹의 감성적인 광고들을 알아봤다. 평범한 자동차 광고들과는 거리가 먼 만큼, 사람들에게 울림도 크게 준 광고들이라고 생각한다. 광고를 할 때 제품의 성능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하는 것이다. 고향에 가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에게 가상현실을 통해 고향에 가볼 수 있게끔 하고,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추억을 다시 회상해볼 기회를 제공하고, 청각 장애인에게 음악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사를 홍보하는 것과 동시에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TV를 켜거나, 유튜브에 접속하면 감성적이고, 감동적인 광고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20대들은 따분한 광고에 지루해한다. 하나의 광고를 보더라도 재밌고 울림이 있는 광고를 원한다. 그리고 인상적인 광고가 나오면 이를 리메이크 해서 패러디까지 할 만큼 열광한다. 다소 삭막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조금의 감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특별한 광고 영상들. 앞으로 어떤 감동적인 광고 영상이 만들어질지,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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