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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Jan 11. 2018

수달을 찾아서

EBS 이것이 야생이다 2: 수달 편

야생동물이 동네를 활보하고 다닌다는 주민의 제보가 들어왔다. 동네를 활보하는 야생동물이라 하면 사람들은 흔히 멧돼지나 족제비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들개나 너구리까지. 설마 사람들한테 큰 피해를 주는 야생 동물일까? 야생 동물을 처리하는 업체를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닐까? 과연 어떤 야생동물일까?


야생동물은 바로 수달

그 야생동물은 바로 수달이었다. 멧돼지가 아니라서 안심이 되었다. 수달 정도면 귀엽지. 12월 31일에 방영된 EBS 의 <이것이 야생이다 2>에서는 수달을 다루었다. 사실 수달은 멸종 위기 동물인 만큼, 만나기 쉽지 않은 동물인데, 어떻게 이번 프로그램이 제작되었을까 궁금증이 잔뜩 생겼다.

수달을 정말 만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던 나와 같이, 김국진 씨 역시 진짜 수달을 만난 적이 있다는 주민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김국진 씨가 작년 봄부터 수달을 찾고자 계속 노력을 했으나 빈번히 실패했기 때문. 

과연 김국진 씨는 이번에야말로 수달을 볼 수 있을까? 

김국진 씨는 경상남도 함양군, 지리산이 걸쳐있는 곳을 찾아갔다. 이 곳에서 수달이 많이 등장한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간 것이다. 과연 김국진 씨는 여기, 경상남도 함양군에서 수달을 만날 수 있을까?

김국진 씨는 함양군에서 수달을 10년 동안 직접 관찰해온 주민 최상두 씨를 만난다. 그는 자신의 드론을 이용해서 꾸준히 수달을 촬영해왔다고 한다. 방송에서 본인이 촬영한 영상을 직접 공유해주기까지 한다. 영상에선 수달들이 정말 거짓말처럼 강에서 헤엄을 치고,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들이 전부 담겨 있었다.  

그렇게 김국진 씨와 최상두 씨는 직접 보트를 타고 수달의 흔적을 찾아 나서기 위해 떠난다. 과연 이들은 수달의 흔적을 찾고, 수달까지 찾아 나설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은 비록 수달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수달이 드나들던 굴을 발견한다. 이 말은 즉슨, 수달의 생활 반경이 근처라는 뜻이다. 하지만 수달이 드나들던 굴이라고 해서 꼭 수달이 이 굴로 돌아올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왜냐하면 야생동물 대부분이 한 곳에 계속 머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달이 드나들던 굴을 보고 김국진 씨는 수달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귀여웡

수달을 만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달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을 듣기 위해, 한국수달연구센터의 수달 전문가까지 모셔서 수달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전문가답게, 김형우 연구원은 수달에 대한 전문 지식을 많이 전달해주셨다. 

멸종위기 동물인 수달은 물고기를 잡아먹기 때문에,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깨끗한 물가에서 서식한다고 한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는 오늘날, 수달이 살 수 있는 공간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의 삶의 터전이 넓어지는 만큼, 수달과 같은 동물들의 삶의 터전은 줄어들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살 곳이 줄어드는 수달

그렇게 수달을 만나기 위해, 5시 30분에 김국진 씨와 김형후 연구원은 잠복을 실시한다. 수달은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해가 질 때쯤 해서 잠복을 시작해서, 수달의 움직임을 파악하고자 했다. 

사실 수달은 연어가 알을 낳기 위해 거슬러 올라가는 강 상류나, 물고기 양식장 근처에서 서식하면서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이런 수달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양식하는 물고기나, 잡아야 할 물고기를 훔쳐가는 도둑으로 여겨질 것이다. 심한 사람은 수달을 사냥하거나, 덫을 놔서 잡는 사람도 있을게 분명하다. 멸종 위기 동물인데도 불구하고, 골칫거리, 없어져야 할 존재로 여겨지는 수달. 

그러나 수달의 입장에서는 원래 있던 내 집에 울타리를 치고, 물고기를 함부로 못 먹게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래 존재하던 자연에 인간이 인공적인 압력을 가해서 그들이 본래 누리던 것들을 못 누리게 한다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일지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자연 입장에선 인간이 방해꾼이고 골칫덩어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물과 육지를 자주 오가는 수달에겐 보온이 생명이다. 이런 수달의 생활환경 덕분에 수달은 타 포유류에 비해 털의 밀도가 굉장히 높다고 한다. 물속에 들어가도 촘촘한 털 덕분에 피부가 젖지 않을 정도라고. 그러나, 이런 수달의 털이 촘촘하다는 이유로 1년에 1만 장까지 조공을 요구한 기록까지 있다는 점에서 경악 또한 금치 못했다. 크기도 얼마 크지 않은 수달의 가죽을 1만 장이나 요구하다니. 극악무도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 4시간 동안 수달을 기다렸지만 등장한 것은 애꿎은 너구리. 

6시간 반 만에 촬영팀은 철수를 했고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한다. 그리고 그 계획을 철저하게 짜기 시작한다. 

김국진 팀과 제작진 팀, 그리고 주민 팀 3팀으로 나누어서 강 상류, 중류, 하류에 각각 위치해서 수달을 기다려보기로 한다. 나머지 제작진은 차량에서 강가를 감시하기로 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후, 드디어 만난 수달. 강가에서 감시하고 있던 사람들을 눈치채고 밤새 굶었는지, 허겁지겁 물고기를 먹어치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번엔 경상남도 거제시로 수달을 찾아가 보았다. 

곳곳에서 이어지는 수달을 보았다는 제보. 가족 단위의 수달까지 있다는 말이 정말일까? 마을을 조사해본 결과, 수달은 주로 배 위에서 출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말대로, 배 위엔 수달의 배설물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EBS 제작진은 한 가지 실험을 해보았다. 주로 수달이 많이 머무르는 배 위에 통을 준비하고, 그 안에 물고기를 넣어두었다. 밤에 수달이 나타나서 과연 통 안에 넣어둔 물고기를 가져갈지, 지켜보기로 했다. 

밤이 되자, 자신이 원래 숨겨놓았던 물고기를 되찾아가듯, 아주 자연스럽게 수달은 통 안에 들어있는 물고기를 꺼내갔다. 



자연은 인간 혼자 독점할 수 없다

멸종 위기 동물인 수달을 취재하느라 EBS 제작진들은 굉장히 애를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수달을 만났을 때의 성취감과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지 않았을까. 수달이라는 멸종 위기 동물을 주제로 정하고 취재한 점이 굉장히 좋았다. 


사실, 나는 양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수달이 그들에겐 얼마나 큰 골칫거리인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수달도 결국은 살아남기 위해,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다. 본래 자연은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자연은 모든 생명이 함께 나누어 쓰는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독점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배척한다면 결국 인간은 욕심으로 인해서 자멸하지 않을까. 수달도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 


수달이 자유롭게 물가에서 뛰어놀면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멸종 위기 동물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그런 날이 올 수 있기 위해서는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려는 인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자료출처: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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