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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Jan 11. 2018

청설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

EBS 이것이 야생이다 2: 청설모 편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설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할 것이다. 나 역시도 어렸을 때부터 청설모는 외래종이고, 생태계를 교란한다며, 청설모에 대한 부정적인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숲으로 소풍을 가면 청설모가 나타나면 싫어하고, 다람쥐가 나타나면 좋아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청설모에 대한 사실이 정말 '사실'일까? 1월 7일에 방영된 EBS의 <이것이 야생이다 2>는 청설모를 밀접 취재해보았다. 

 


청설모의 영어 이름은 Korean Squirrel, 일명 한국 다람쥐이다. 엥? 외래종이라면서 영명이 한국 다람쥐? 의아하게 느껴졌다. 정말 청설모는 외래종이 맞는 걸까? 이참에 청설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제대로 풀기 위해 EBS 제작진은 설치류 전문가 이은재 박사님을 모셨다.

이은재 박사님은 설치류 전문가답게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청설모에 대한 진실을 하나둘씩 밝혀주셨다. 


청설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

첫 번째 질문은 정말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먹는지에 대한 여부였다. 마치 황소개구리처럼, 난폭한 종은 아닐까 나도 걱정이 됐다. 저렇게 귀여운 외모의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먹는 모습이 상상이 되지도 않았다. 

다행히도, 청설모는 육식성이 아니었다. 청설모의 주요 먹이는 잣, 호두 등 껍질이 두꺼운 열매로, 다람쥐와는 거리가 먼 먹이들이었다. 역시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먹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두 번째 질문은 과연 청설모가 외래종인지에 대한 여부였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 역시도 이 프로그램을 보기 전까지 청설모는 외래종이고, 없어져야 할 존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에는 다람쥐밖에 없었다. 

이게 웬걸, 알고 보니 청설모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있던 토착종이 었다. 청설모의 수가 급증하면서 외래종이라는 오해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청설모는 '청서'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까지 한 토착종이었던 것이다. 청설모의 꼬리는 옛날부터 붓의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고 한다. 왜 '푸를 청'자를 썼을까? 그 이유는 바로 청설모가 주로 서식하는 소나무, 잣나무 잎들이 푸르기 때문에 푸를 청을 써서 청서라고 불렀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청서가 청설모로 바뀌어서 불리게 된 것이다. 


동면을 하지 않는 청설모

 이밖에도 청설모에 대한 재미있는 특징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청설모는 다람쥐와 달리, 동면을 하지 않는다. 대신 겨울에는 활동 시간이 짧아진다. 동면을 하지 않기 때문에, 청설모는 겨울을 잘 버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여름의 청설모와 겨울의 청설모는 생김새가 다르다. 

털갈이를 통해 겨울의 청설모와 여름의 청설모의 털은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청설모에겐 먹이 경쟁 상대들도 존재하는데, 그들은 바로 까치나 까마귀 같은 조류들이다. 

까치나 까마귀는 청설모가 땅에다가 먹이를 숨겨놓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청설모가 숨겨놓고 가면 그대로 그 자리로 날아가서 먹이를 뺏어먹는다. 항상 그들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청설모가 워낙 잘 숨겨놓기 때문에 위치를 알고 있어도 먹이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먹이를 찾으면 까치와 까마귀는 의기양양하게 먹이를 물고 사라져 버린다. 



숲의 숨겨진 정원사, 청설모

청설모는 숲의 숨겨진 정원사이기도 하다. 어떻게 청설모가 숲의 정원사일까?


사실 청설모가 수많은 잣과 밤과 같은 먹이들을 땅에 숨겨놓지만 전부다 찾진 못한다고 한다. 찾지 못한 먹이들은 땅에서 자연발아가 되어서 나무로 자라나게 된다. 

그래서 청설모는 숲의 숨겨진 정원사라고 불리는 것이다. 씨앗을 이곳저곳에다 묻어두면서 새로운 나무가 자랄 수 있게끔 도와주는 청설모. 전혀 알지 못했던 청설모의 역할을 배우니까 청설모가 다르게 보였다. 


 <이것이 야생이다 2>의 청설모 편을 보면서 20년 넘게 청설모에 대해 갖고 있던 안 좋은 인식들을 전부 버릴 수 있었다. 숲의 숨은 정원사이자, 우리나라의 토착종인 청설모. 다음번에 청설모를 만난다면, 인상을 찌푸리는 것 대신 환하게 반기면서 인사해야겠다. 지금까지 다람쥐를 만났을 때 했던 것처럼 말이다. 


미안했어, 청설모! 


*자료출처: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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