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영웅화를 위해, 토르까지 섭외하다.
<12 솔져스>는 9.11 테러 직후, 미국의 비공식 작전을 다룬 전쟁영화이다. 영화 <토르>의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기존 전쟁영화와는 다르게, 말을 타고 총을 쏘는 모습이 예고편에 담겨 있었기 때문에, 색다른 느낌을 주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 안에서도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말을 타고 적진으로 돌진하는 군인들의 모습은 상당히 박진감 넘쳤다.
말을 타고 싸우는 모습은 박진감 넘쳤다
사실 <12 솔져스>의 내용은 복잡하지 않다. 9.11 테러가 발생한 후, 12명의 최정예 군인들은 탈레반이 점거한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다. 복수의 선봉장인 것이다. 그들은 탈레반이 점거한 도시를 뺏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러나 5만 명의 탈레반 세력들 앞에서 12명의 미군으로 작전을 수행하긴 힘든 상황.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탈레반을 싫어하는 도스툼 세력과 연합해서 탈레반을 함께 친다는 작전을 세운다. 중대장 미치 넬슨(크리스 헴스워스)은 노력 끝에, 도스툼의 신뢰를 얻게 되고, 그와 성공적으로 연합해서 탈레반이 점거한 도시를 되찾는다.
미국을 위대해 보이게 만드는데 공 들인 영화
대게 미국의 전쟁 영화나 히어로 영화가 그렇듯, <12 솔져스> 역시 미국을 위대해 보이게 만드는 데에 아주 공을 들였다. 주연으로 번개의 신이 등장하는데, 말 다 했다. 미치가 도스툼의 신뢰를 얻기까진 쉽지 않았다. 도스툼이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자 미치는 답답해하며 소리친다. '내 말만 들으면 세계 최고의 무기를 이용해서 탈레반을 해치워버릴 수 있는데, 왜 말을 안 듣는 거죠?'라고. 결국 도스툼의 신뢰를 얻은 미치는 정말 세계 최고의 무기를 이용해서 탈레반 진영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다.
결국 죽어나간 사람들은 수 천명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미국은 9.11 테러에 대한 복수라는 명분 아래에 아프가니스탄에 군인들을 보냈고, 탈레반의 반대 세력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심지어 한 세력만 지원한 것이 아니라, 탈레반을 반대하는 또 다른 세력을 '동시'에 지원하는 미국의 모습은 얄밉도록 똑똑해 보일 정도이다.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체스판에서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서로 싸우면서 죽어가는 반면, 고작 12명의 미국 군인들만 그 현장에 있었다. 심지어 그 12명도 모두 살아 돌아왔다. 영화 안에서는 함께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함께 말을 타고 싸운 것처럼 그려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은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끼리 싸우게 만들 수 있는데 무엇하러 미군을 희생시키겠는가. 미국이 그들을 지원하는 것은 그들이 훗날 아프가니스탄의 주 세력으로 자리 잡았을 때, 그들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이다. 세계 평화라는 명분 아래, 중동에서의 또 다른 테러 집단 탄생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된다.
<12 솔져스>는 분명 재밌고 흥미진진한 전쟁 영화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조심해서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9.11 테러에 대한 각종 음모와 의혹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우리는 그 어떤 것도 함부로 믿을 순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