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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Mar 01. 2018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

걱정하는 방식을 바꿔보자.


나의 허무맹랑하고 쓸데없는 걱정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되었다. 밤에 자다가 밖에서 나는 폭주족들의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를 듣곤 엄마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전쟁 나는 거 아니에요?' 하면 밤새 벌벌 떨었다. 이미 머릿속에서는 폭탄이 터지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비극이 그려지고 있었다. 


이런 내 쓸데없는 걱정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기는커녕 더 현실적으로 변하면서 날 괴롭혔다. 시험을 보고 난 후엔 항상 밀려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어딘가 아프면 죽을병에 걸린 게 아닌가 하고 식은땀을 흘렸다. 어느덧 20대 중반이 되었지만 걱정은 내 곁을 떠나질 않는다. 이런 내게 운명처럼 다가온 책은 바로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이었다. 


사실 걱정 관련된 책은 꽤 많이 읽어보았다. 그 책들 대부분은 걱정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해서 과학적으로 풀어내는데 중점을 둔 책들이었다. 하지만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이 그 책들과 달랐던 점은 저자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생각들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걱정에 대해 이성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경험적으로 접근한 이 책은 좀 더 공감이 잘 됐다.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에서는 걱정으로 가득 찬 암울한 삶을 바꾸기 위해선 4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뒤바꾸기 기술'이라고 부른다. 


1. 그게 진짜일까?

2.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정말 진짜일까?

3. 그런 생각을 할 때 내 마음 상태는?

4.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때 내 마음 상태는? 


정말 간단한 이 네 가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마음이 정말 신기하게도 차분해진다. 예를 들어보자. 시험을 보고 난 후에 답안지를 밀려 썼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스스로에게 저 네 질문을 던져보겠다. 


그게 진짜일까? 진짜 밀려 쓴 거 같다! 난 큰일 났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정말 진짜일까? 음.. 지금까지 밀려 쓴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번에도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생각을 할 때 내 마음 상태는? 초조하고 불안해서 다른 공부를 할 수가 없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때 내 마음 상태는? 편안하고 다른 일에 집중이 잘 된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지고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다른 사람과의 대인관계에서 비롯된다. 하기 싫은 부탁을 받았을 때 거절한다면 혹시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하곤 말이다. 하지만 위 4가지 질문을 다시 던져본다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보단, 현재에 더욱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부탁을 거절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크게 상처를 입지도, 당신을 싫어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 역시 알 수 있다. 


걱정을 하는 방식을 '우아하게' 바꿔보자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은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책이 아니다. '우아한' 걱정을 통해 현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우아한 걱정의 출발은 스스로에게 4가지 질문을 던져서 생각을 뒤바꿔보는 것이다. 꾸준히 연습을 하다 보면 걱정으로 가득 찬 내 삶이 언젠가는 우아하게 뒤바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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