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
원더. 기적.
정말 기적 같은 영화였다. <원더>는 <굿윌 헌팅>, <레인맨>에 이어 나의 인생 영화가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이렇게 맘을 졸인 것도 처음이고, 흐뭇하게 웃어본 것도 처음이다. 마치 어기가 내 자식같이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어쩌면 어기가 정말 가고 싶었던 곳은 우주가 아니라, 우주 헬멧 밖에 있는 세상이었을 것이다.
헬멧 없이 절대로 나가지 않던 집 밖은 마치 어기에겐 우주였다. 헬멧 없인 숨도 못 쉬는 그런 우주.
어기는 자유를 꿈꾸고 있었다.
자유를 꿈꾼 어기
사실 <원더>를 보기 전엔 대충 스토리가 예상이 갔다. 안면기형이 있는 아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인생 친구를 만나 점점 행복해지는 그런 뻔한 스토리 말이다. 물론 <원더>는 이 뻔한 스토리를 중심으로 전개가 된다. 하지만 그 스토리의 구성은 전혀 뻔하지 않았다.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들의 사연들로 가득 차 있다
<원더>에는 주인공이 없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안면기형이 있는 5학년 아이, 어기가 주인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보통 이런 유의 영화는 주인공을 태양으로, 다른 인물들은 그저 태양 주위를 도는 크게 의미 없는 행성들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더>는 어기를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시점으로 구성되어있다. 태양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들의 사연들로 가득 차 있다. 어기를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각기 다른 방식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은 제각각 다르다.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들도 전부 다른 것처럼.
어기의 부모님은 어기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있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
어기의 누나는 부모님이 어기한테만 관심 있는 것이 슬프면서도, 또 이해하는 마음.
처음엔 그저 동정심이었지만 정말 어기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생긴 친구들.
그리고 이 모든 사연들의 중심엔 원더, 즉 '기적'이 있었다.
영원히 사귀지 못할 것만 같았던 친구와 친구가 되고.
영원히 화해하지 못할 거 같았던 친구와 화해를 하고.
영원히 완성하지 못할 것 같았던 논문을 완성시키고.
기적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
단순히 안면기형이 있는 어기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기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주변에도 수많은 기적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보여준 <원더>. 기적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