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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Apr 10. 2018

<뉴런하우스>

불편한 과거의 감정과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한다

심리치료 소설? 처음 들어보는 장르였다. 심리치료 서적이면 서적이지, 소설이라니. 소설을 통해 심리를 치료할 수 있는 걸까? 그렇게 반신반의하면서 읽게 된 <뉴런하우스>. 짧지 않은 소설을 다 읽고 덮은 지금, 나는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됐다. 

<뉴런하우스>의 저자(김정규)는 게슈탈트 심리학 국내 최고 권위자이다. 개개인의 마음을 구체적이고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치유하고 싶어서 독일로 유학까지 갔다 왔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쓴 심리치료 소설이라니. 벌써부터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뉴런하우스>의 주인공은 영민이라는 심리치료사이다. 그는 독일에서 유학 후, 베를린에서 심리치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 심리학회에서 구인 광고란을 보게 되었고, 셰어하우스, '뉴런하우스'의 전문 심리치료사로 입소하게 된다. '뉴런하우스'엔 영민을 포함한 남자 5명과 여자 4명, 총 9명의 사람들이 입소를 하게 되는데,'뉴런하우스'에는 규칙이 있다. 


첫 째, 매주 두 차례 열리는 집단 상담에 참여할 것. 

둘째, 절대 자살하지 말 것. 


각자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배경도 다른 이 9명의 사람들이 매주 두 차례 열리는 집단 상담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게 된다. 물론 처음엔 쉽지 않았다. 낯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들은 각자 살면서 숨겨왔던 자신의 아픈 과거, 상처를 드러내며 위로받는다. 자신의 감정과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과정에서 그들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게슈탈트 치료법: 게슈탈트 치료에서 내담자는 과거의 문제 상황을 현재에 가져와 마치 그것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상황 재연을 함. 


불편한 과거와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나를 이해한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과거에 굉장히 화가 나고 슬펐던 기억이 있는데,  이를 일부러 떠올리지 않고 회피할 때. 화가 나면 안 되는 상황인데, 화가 났을 때 특히 그렇다. <뉴런하우스>를 읽으면서 나 스스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감정은 본능적으로 숨겨버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가 나거나 슬픈 것도 기쁘거나 즐거운 것처럼 하나의 감정이다. 감정에는 옳고 그른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감정에 대해 죄책감을 갖거나, 부끄러워서 이를 숨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 불편한 과거와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난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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