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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Jun 22. 2018

<그래도, 크리에이티브>

내게 필요한 마케팅 기본서  <그래도, 크리에이티브>

참신한 광고와 카피라이팅을 좋아하는 내가 지난 3월에 마케팅 학회에 들어갔다. 한 학기 동안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학회에 투자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마케팅과 현실 속의 마케팅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에 나는 참신하고, 재밌기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참신함과 재미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렇다면 현실 속의 마케팅을 잘 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수학엔 <수학의 정석>, 마케팅엔 <그래도, 크리에이티브>

<그래도, 크리에이티브>는 모바일 게임 마케팅을 본업으로 갖고 있는 우주인이라는 작가가 쓴 글이다(물론 필명). 사실 우주인이라는 작가는 현재 내가 속해있는 학회의 높은 선배님이기도 하기에, 이번 책은 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역시 마케터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현실적이고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많았다. 모바일 게임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긴 하지만 모바일 게임 마케팅도 마케팅이기에, 마케팅의 기본을 알 수 있었다. 마케팅의 '수학의 정석'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 

마케터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본문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마케터로서 내 지론은 '본질을 꿰뚫되 늘 남들과 다르고,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컨셉에 욕심을 가진 사람만이 이 바닥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케터는 자신이 맡은 게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디자인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코디해주는 일종의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나아가 자신이 생각하는 그림을 실제로 구체화시켰을 때 사람들이 관심과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 


역시 마케팅의 핵심은 컨셉과 스토리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 컨셉이 남들과 다르고, 깜짝 놀랄 만한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참신한 컨셉을 갖고 있어도, 정작 소비자들의 호응이 시큰둥하면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컨셉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1. 마음을 활짝 열어 놓아라. 

저자는 꼰대가 된 마케터는 끊임없이 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마케터는 스스로 새로운 것에 대한 열린 마음과 생각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늘 꼰대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2.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먼저 움직여라.

마케터라는 직업 특성상 절대로 혼자서 작업을 하지 않는다. 마케터가 생각해낸 기발한 아이디어에 다른 팀원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절대로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 


3.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읽어라.

마케터는 타깃에 대한 분석을 소홀히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타깃에 따라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효과적으로 컨셉과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를 수용하는 타깃을 확실히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4. 좋은 크리에이티브에는 좋은 재료가 따른다. 

작업을 하기 전에 사업 PM이나 개발사로부터 필요한 소스를 공급받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놓을 수 있다. 


유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다! 크리에이티브 큐레이터

<그래도, 크리에이티브>의 킬링 포인트는 크레이티브를 큐레이터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큐레이팅이란 무엇일까. 큐레이팅이란 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안내를 해주기도 한다. 평소에 생활하면서 주변에 널려있는 크리에이티브를 수집하고 정리해놓는 과정이 마케터에겐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크리에이티브를 큐레이팅 하는 데에도 우선순위가 있다고 한다. 


경쟁 게임 매체별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일반 브랜들의 톡톡 튀는 크리에이티브

SNS에서 회자되고, 바이럴되고 있는 콘텐츠

칸 광고 및 해외 유명 관고제 수상작 리뷰

나이키, 아디다스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의 캠페인

TVCF 사이트 등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리뷰

실시간 검색어에서 상위권에 오른 주요 키워드 

가장 인기 있는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콘텐츠 소비

시기별 가장 인기 있는 영화, 드라마, 음악 등


이렇게 모아둔 크리에이티브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 아니라, 유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된다. 표절한다는 의미가 절대로 아니다. 내가 필요한 아이디어를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로부터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수집하고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크리에이티브를 바라보는 관점도 넓어진다. 


Simple is the Best

뿐만 아니라, 앞서 말했듯이 난 카피라이팅에 굉장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슬로건, 카피라이팅 파트에도 관심이 갔다. <그래도, 크리에이티브>에서 말하는 슬로건 카피라이팅의 핵심은 '쉽게 쉽게 쉽게'이다.  참신하고 재밌는 아이디어라도 소비자 입장에서 알아듣기 힘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소비자가 쉽고, 직관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슬로건이나 카피가 최고이다. Simple is the Best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크리에이티브>는 이렇게 컨셉과 슬로건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IMC 형식도 소개한다. 공모전을 준비하다 보면, 기획서 부문이 있고, 크리에이티브 부문이 있는데, 크리에이티브 부문을 준비할 때 꼭 참고하게 될 것 같다. 그만큼 자세하고, 친절하게 다양한 IMC의 모습이 담겨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왔지만 마케팅 관련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마케팅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생각들을 확실히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마케팅이 먹히는지 알려준 <그래도, 크리에이티브>는 앞으로 내 책상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늘 놓여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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