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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Sep 11. 2018

<국가란 무엇인가>

수많은 학자들과 유시민 작가의 시선으로 본 국가.


국가는 과연 무엇일까. 정치외교학과를 전공하면서도 아직 통쾌한 해답을 찾지 못한 질문이다. 국가의 역할은 또 무엇일까.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살고 있으면서도, 대한민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유시민 작가가 쓴 <국가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여러 유명 학자들의 이론들에 저자의 의견을 덧붙여 나름대로의 해답을 내리고 있다. 


사실 <국가란 무엇인가>는 유시민 작가만의 책이라고 보긴 힘들다. 칸트, 베버, 마르크스, 소로 등등 유명 정치학자들의 이론과 사례들을 모두 모아두었기 때문이다. 작은 전공 서적을 읽은 기분이랄까. 지난 학기에 들은 비교 정치론 수업을 복습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국가란 무엇인가>는 총 7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 국가란 무엇인가

2.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

3. 애국심은 고귀한 감정인가

4. 혁명이냐 개량이냐

5. 진보정치란 무엇인가

6. 국가의 도덕적 이상은 무엇인가

7. 정치인은 어떤 도덕법을 따라야 하는가.


이 질문들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심오하고, 깊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이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해보라 하면 아직은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책은 책일 뿐, 진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데엔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앞으로 샤워할 때마다 고민해볼거리를 제대로 선물 받았다.


위 7개 질문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저자의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5번 부분, 진보정치란 무엇인가라는 부분이다. 사람들은 흔히 진보 정치하면 북한 체제를 옹호하고, 툭하면 촛불 들고 거리로 나가는, 소위 말하는 '빨갱이' 세력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마르크스를 진보정치의 조상님으로 여긴다. 


마르크스는 국가는 그저 부르주아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만든 프롤레타리아의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국가라는 틀 안에서 행해지는 '합법적인' 폭력은 계급 사회를 공고히 만들기만 한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국가의 파괴를 꿈꿨다. 그에겐 프롤레타리아의 혁명을 통한 국가의 전복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진보의 힘은 섞임에서 나온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는 이에 대해 반감을 표시한다. 진보정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이미지 그 이상의 것이다. 진보는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길 원하는 인간 본연의 특징이다. 그리고 그 진보는 단 한 가지의 이데올로기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북한 체제를 열광적으로 옹호하거나, 자유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등, 하나의 강력한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정치는 진보정치라고 할 수 없다. 진보의 힘은 섞임에서 나온다. 하나의 이념이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정치조직에서는 이성의 힘이 자라나기 어렵다. 


정치인은 국민과 소통하고 교감해야 한다

<국가는 무엇인가> 말미에 유시민 작가가 생각하는 국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가 원하는 국가는 사람들 사이에 정의를 수립하는 국가이다. 무슨 말이냐고? 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부당한 특권과 반칙을 용납하거나 방관하지 않으며 선량한 시민 한 사람이라도 절망 속에 내버려두지 않는 국가이다'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 정치인은 국민과 소통하고 교감해야 한다. 그리고 그 소통과 교감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제한될 수 없어야 한다. 


진보정치의 성격을 가지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국가. 국민이 수단이 아닌, 목적인 국가. 그리고 이를 위해 국민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국가. 그런 국가의 모습은 그저 유토피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이 유토피아와 조금이라도 닮아 보일 날을 기다려본다. 


*정치학 특유의 지루함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국가란 무엇인가>를 완독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완독 했을 때의 그 뿌듯함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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