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과 월요일,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 5시간.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삶의 자세처럼 한 호흡의 흐트러짐 없이 단호하다. 시종일관 허리는 꼿꼿하고 청량하게 두 옥타브 높은 목소리는 쩌렁쩌렁 사람 마음을 찌르고 흔든다. '사는 게 징글징글하다'면서도 주어진 삶을 '살아내며' 씩씩하게 돌파해 온 자세와 에너지가 '그러라 그래' 다섯 마디 안에 진액처럼 농축돼 있다. 단호하고 고집스러운 자신만의 기준으로 이렇게 지독하게 '자기 객관화'에 열심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굴곡진 삶을 온몸으로 살아낸 당당함으로 '다큐'와 '예능'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종종 호탕하게 웃었지만, 찰옥수수를 야무지게 먹으며 "앉은 자리에서 내가 옥수수를 몇 개 먹을 수 있나, 봐봐!"라고 아이처럼 말할 때 행복한 찐웃음이 슬쩍 슬쩍 묻어 나왔다.
그렇게 물을 줄 알고 있었다는 듯 거칠 것 없던 답변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린 건 편집장님이 마지막으로 던진 질문. "글쎄… 이건 생각을 깊이 하게 하네. 이런 건 생각 나는 대로 팍팍팍 얘기해야 되는데… " 허공에 고개를 꺾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먼 곳을 응시하며 무심한 듯 단호하게 뱉은 세 개의 단어. "나무, 여름, 의자." 모든 답변이 그랬던 것처럼, 듣고 보니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는 대답. 딱 그 사람 같은, 딱 그 사람을 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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