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알림이 울렸다. 2년 전 오늘, 큰맘 먹고 9년 만에 새 폰을 질렀다. 2년 약정, 24개월 할부로 아이폰 11을 샀다. 아니, 샀다기보다 24개월로 나눠 빌린 셈이었다. 이번 달로 드디어, 24개월 할부가 끝났다. 징글징글하다. 2년 만에 드디어, 온전하게 '내 것'이 되었는데, 뭔가를 손에 그러쥐었을 때의 실감이나 기쁨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감정들도 기계 몸값과 함께 할부로 쪼개져 다 메마른 모양이다.
이제 내 것이 된 아이폰 11을 손에 들어 보았다. 너무 가벼워 물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스물네 개로 분할된 공기를 들고 있는 기분이다. 손아귀에 힘을 주면 바스스 부스러져버릴 것 같았다. 온전하게 내 것이었던 것이 무엇이 있었을까, 온전한 내 것이 있었던 적이 언제였을까, 생각해 보았다.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이란 우스개가 우스개가 아닌 삶. 월급도, 사람도, 일도, 시간도, 건강도, 내 몸마저도 내 것이었던 적이 없었다. 모든 것이 나를 스쳐지나 사라져버릴 거라는 사실만이 오롯이 또렷한 실체로 만져진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그걸 알게 돼서, 그렇게 지리멸렬한 끝이 보여서, 마음이 미어져라 슬플 뿐이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꿋꿋하게 내 삶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