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어요)
제목과 메인 카피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네르바의 올빼미' 그리고 '소경 목격자'.
'진실을 목격한 맹인 침술사'라는 아이러니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자 한계.
생존을 위해 죽은 새끼를 먹기도 한다는
올빼미의 생태 습성이 중요한 반전 포인트.
<올빼미>의 빌드 업은 오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반전.
패기와 의욕이 앞서서일까?
재주가 뛰어난 천민 소경 침술사가
어의에게 발탁돼 궁에 들어간다.
실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하던 어느 날,
세자의 독살을 목격(?)한다.
비극이 되어야 마땅했을 이야기가
이상하게 뒤틀리면서 삐걱대기 시작한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려던 후반부,
천경수(류준열)의 시점을 따라가던
견고했던 미스터리 스릴러는 급발진하며
감정 과잉의 정치적 치정극으로 치닫는다.
단단했던 서사의 빗장이 헐겁게 풀리며
개연성의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잘 벼려가던 이야기 전체를 잡아먹는다.
완벽에 가까운 빌드업,
그러나 문전 처리 미숙과 조급증.
흡사 한국 축구를 보는 듯하다.
완벽했던 전반전, 아쉬웠던 후반전.
매듭을 못 짓고 스스로 무너지는
한국 영화의 고질인가?
주제가 배우의 입을 통해 주절주절
수차례 반복되는 클리셰도 아쉽다.
(요즘 관객들 똑똑하다구욧! ㅎ)
류준열과 유해진의 변신은 신선하다.
유해진은 알을 깬 연기를 선보인다.
초반 전개는 속도감 있고
두 번의 반전 역시 설득력 있다.
역대급 데뷔작이 될 뻔했지만
막판 조급증이 모든 걸 망쳤다.
그래도 <올빼미>가 첫 영화.
안태진 감독의 다음 영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
막판엔 <유주얼 서스펙트> 흉내내긴가? ㅎㅎㅎ
이건 좀 아닌 듯.
#올빼미 #개연성 #용두사미의안타까움 #유해진 #류준열 #안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