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자 치는 snoopy Jan 13. 2023

제프 벡


2010년 3월 20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 울려 퍼지던 'Cause We've Ended as Lovers'의 쌩라이브 선율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돌고래의 노래처럼 맑고 몽환적인 사운드. 그의 펜더 기타에선 신시사이저 소리가 났다. 함께 갔던 친구와 함께 소름 돋게 전율했던 기억이 난다. 역사적인 제프 벡의 첫 내한공연 때였다.


공연장 객석에서 추앙해 마지않는 배철수 형님(?)도 봤더랬다. 청바지에 재킷 차림의 실물로 뵈니 정말 멋졌다. 사인을 받고 싶었지만, 사인 공세가 이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분도 제프 벡의 공연을 보러 온 팬의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인받기를 포기하고 간단히 인사만 드렸다. 제프 벡의 주술에 홀려서 정신줄을 제대로 놓았고, 그런 사연을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보냈고, 내 사연이 방송을 타기도 했다. 그 해 8월엔 '뱀' 양(닉네임, 랜선 친구)을 만나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 공연 실황 영화를 보기도 했다. 음악은 음악으로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자장을 만들고, 그 자장 안에서 잊고 있던 수많은 기억을 소환해 낸다. 뱀 양은 어딘가에서 잘 살고 계시겠지?


오늘, 저녁 준비를 하며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다가 제프 벡 형님의 부고를 들었다. 너무 놀라서 씻던 채소를 들고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임진모 형님까지 가세해 1시간 가까이 제프 벡 추모 방송이 이어졌고, 플레이 되는 음악을 들으며 나는 그저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1944년 6월 24일에 태어나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2023년 1월 12일 지구에서의 소풍을 끝내기까지 그는 기타의 근원을 탐구하는 구도자, 기타의 세계를 확장하는 모험가, 그리고 무엇보다 영원한 청춘의 삶을 살았다. 음악 활동 중 가장 즐거웠던 시간으로 얀 해머 그룹에서 활동하던 때를 꼽았던 제프 벡, 얀 해머 그룹의 '프리웨이 잼' 공연 실황을 끝으로 '기타의 전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R. I. P


+


여섯 줄의 위대한 전사는 이제 더 이상 주문을 걸 수 없게 되었다. 제프의 기술은 독특하다. 그의 상상력은 무한해 보였다. 수백만의 팬과 함께 당신을 그리워할 것.  - 지미 페이지 (레드 제플린)


제프를 알게 된 것은 정말 영광이었다. 그가 내 최신 앨범에서 연주한 것 역시 엄청난 영광이었다. - 오지 오스본


오랜 세월 나와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영감을 준 친구, 그리고 영웅인 제프의 사망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영원히 우리 마음에 남을 것.  - 데이비드 길모어 (핑크 플로이드)


#제프벡 #RIP #소천 #배철수의음악캠프 #제프벡내한공연 



https://www.youtube.com/watch?v=xiOPvOBd8IA



https://www.youtube.com/watch?v=u6jHlW414sQ

작가의 이전글 안경 - 독일어 시 '자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