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를 끓였다.
마누라 퇴근 시간에 맞춰
배고파 죽겠다며 들이닥치자마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카레를 호호 불며 먹을 수 있도록
뜨겁게 뜨겁게.
마눌 : 완전 맛있어. 진짜 맛있어. 무슨 카레야?
나 : 오뚜기 카레.
마눌 : 응? 오뚜기야? 그 오뚜기? 난 일본 카렌 줄... 근데 왤케 맛있어?
나 : 고기 대신 양파, 감자, 당근, 버섯을 넣었거든. 거기에 프라이팬에 살짝 데친 토마토, 그리고 내 사랑과 정성을 듬뿍.
마눌 : 뭐야, 왜 이래, 나한테 뭐 잘못하거나 찔리는 거 있구나?
+
중고 부부의 대화는 늘 이렇게 이상한 결말로 뭉개지지만,
웃자고 한 얘기가 아니다.
나는 진심이다.
카레 레시피야 다 거기서 거기지 별게 있을 리가.
그냥 흔해빠진 오뚜기 카레 가루나
동네 마트에서 굴러다니는 양파, 감자, 홍당무에도
음식을 맛있게 먹을 사람 생각을 하며
사랑과 정성을 듬뿍 넣으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마법의 카레가 된다.
아... 진짜라니깐요!? ㅎㅎ
#맛있는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