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꿈에 다녀간 밤엔 진달래꽃 오줌을 누었다 오줌이 멎지 않아 소금을 한 주먹 삼켰다 입덧에 살이 올라 헛구역질을 하던 엄마는 코딱지만 한 주인집 뒷마당 볕바른 곳에 서로 부둥켜안고 여름을 나던 아욱 부스러기를 주워다 아욱죽을 끓였다 했다 목련 꽃이 불을 켜는 계절이 오면 엄마 웃음소리가 바람의 양탄자를 타고 날아들었다 엄마는 봄마다 쑥을 뜯었다 쑥에 미쳐서 미친 듯 쑥을 뜯었다 새끼 다섯을 낳고 여덟 해를 함께 산 해리를 동네 개장수에게 팔아 산 스댕 다라이 한가득 쑥을 뜯었다
기억나요? 흰 장갑을 낀 납관사가 짐짓 심각한 얼굴로 염을 하던 날 욕창으로 문드러진 당신 살에서 쑥 냄새가 났어요 당신 이름이 흩어진 날이었어요 나를 낳고 한 귀퉁이가 닳아 없어진 순자라는 그 이름 엄마 엄마 엄마 나를 사랑했다면 떠나지 말았어야죠 이에 푸른 물이 들도록 쑥개떡을 만들어 먹였어야죠 내 안에선 아직도 당신 젖을 빨던 젖니가 당신을 향해 자라고 있거든요 당신 마음을 훔쳐다 정원에 심고 물을 주고 있어요 봄이 왔지만 싹이 나질 않아요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해마다 봄이 오면 뚝방 이랑 위에 퍼렇게 살아나는 쑥길을 따라 엄마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by 타자 치는 스누피
변두리 극장 02
#엄마 #쑥개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