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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자 치는 snoopy Feb 07. 2020

환경 영화 세 편 : 01

<행성, 지구 (Planetary, 2015)>

(PAPER 2019년 가을호 환경 특집에 실린 원고입니다)



관계의 단절에서 관계의 복원으로

다큐멘터리 <행성, 지구 (Planetary)> 가이 리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인류의 모든 파괴적인 행위는 ‘관계의 상실’에서 비롯된다. 기술 문명의 발전과 함께 사회적으로 진화한 영장류는 점점 거만해졌다. 주체와 객체를 나누고 지구 환경과 인간 이외의 생명체를 대상화함으로써 우주 전체가 인류를 위해 창조됐다는 거대한 착각에 빠졌다. 인간은 다른 종보다 우월하고 자연은 인류에게 필요한 자원이라는 분리 의식은 인류를 경제 기술 성장에 집착하면서 파괴를 일삼는 강박관념의 괴물로 만들었다. 물질적 풍요에 대한 인류의 욕망은 생물권의 한계에 부딪혔다. 브레이크가 망가진 욕망은 인간을 다른 모든 것과 단절시켰고, 물질적 풍요를 얻은 대신 인류는 자연과의 친밀한 관계를 잃어버렸다. 인간은 ‘시계는 있지만, 시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영화 <행성, 지구>는 환경 문제에 대한 개별적 구체적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대신, 우리가 개인으로서 하는 행동이 지구의 운명과 연관돼 있다는 걸 놀라운 영상으로 알려준다. 인류가 조화로운 존재의 작은 일부임을 깨닫고 겸손해지길 요청하는 우주가 보내온 시적인 신호 같은 작품. 



by 타자 치는 스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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