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수박.
7,000원.
두꺼운 껍질에 아무리 칼을 넣어도 쩍 하고 벌어지지 않았고 꼭지는 다 말라 떨어져 없고 핏기 없는 씨는 덜 여물어 하얀 데다가 선홍빛 잇몸처럼 붉어야 할 속살도 희멀건했지만, 늦봄에 먹는 수박은 제법 달았다. 이른 출하를 위해 속성으로 익혀서 그랬는지 밀도가 낮은 섬유질은 성겨 씹는 맛이 거칠고 아이스크림처럼 녹아야 할 속이 사각사각 씹힌다. 수박 껍질 잇몸 쪽 속살은 단무 씹는 식감?
마누라가 말했다. 보기보단 달긴 한데... 나이 어린 여자애들 어른처럼 화장시키고 옷 입혀 몸 팔라고 내보낸 것 같아.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덕분에 5월 초에 여름 수박을 먹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