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덕살롱 손 편지 구락부
저녁 먹고 설거지를 한 후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온 마누라가 잠시 조용한가 싶더니 갑자기 우는소리가 들렸다. 놀란 내가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물었더니, 울면서 나에게 온 마누라가 아무 말 없이 나를 꼭 끌어안았다.
내가 보낸 편지가 도착했다.
지난 1일 손 편지 모임에서 쓴 편지였다. 맛있는 저녁을 먹은 후 여럿이 모여 누군가에게 띄우는 사적인 편지를 쓴다기에 몹시 쑥스럽고 어색했는데, 편지를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 시간의 숨소리, 그 공간의 밀도 높은 공기와 사랑에 빠졌다. 엄마에게 편지를 쓰던 정윤 씨가 조용히 눈물을 곱씹어 삼킬 때부터였다.
차마 말로 이르지 못해서
손으로 써 전하는 마음의 소리 없는 힘.
누군가의 악력과 마음을 눌러 쓴 글씨를 통해
모양 없는 마음이 비로소 육신을 얻는다.
손 편지 모임 편지 1호.
임무 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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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일
비덕살롱 주방 식탁에서
손 편지 쓰기 첫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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