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현실이 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지 않은가?
해를 품은 달, 도깨비, 구르미 그린 달빛, 태양의 후예 ..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이 중 적어도 한 편은 봤을 것이다. 워낙에 인기가 많았으니.
이 중 나는 하나도.. 안봤다. 별로 내 취향이 아니어서.
대신 그 시간에 NCIS, Big Bang Theory 등등 범죄수사물이나 코미디 미드를 봤다.
하지만 요즘은 미드 외에도 보게 된 한국 드라마가 있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닥터 프리즈너, 그리고 열혈사제.
이 세가지의 공통점이라면 뭔가 친숙한 악역들이 나온다는 것일 것이다.
이 드라마들에서는 부패정치인들과 부패경영인들이 악역으로 나오는데,
와.. 어딘가 많~이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 악역들.
드라마 작가들이 우리에게 이 '악인'들을 잊지말자고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일까?
이번주에도 조장풍을 보면서 아차 했다.
내가 저 현실판 돌고래 사모님을 잊고 살고 있었구나.
한동안 신문 1면을 장식하고, 매일 뉴스에 나왔던 그 사모님.
고래고래 기차를 통째로 삶아 드신 듯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예의라는 것을 배워 본 적이 없는 듯, 몸뚱이에 걸친 명품이 아깝게, 품위 떨어지는 행동을 하는 그 사모님.
우리는 너무 잘 잊는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까지 잘 잊어버린다.
덕분에 벌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우리의 관심이 사라진 틈을 타서 어느 누구도 주지 않은 '사면권'을 마음대로 행사하고 있다. 심지어 여전히 권력을 휘두르고 있으며, 여전히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어떻게 해야 잊지 않을 수 있을까?
방법은 한가지 밖에 없는 것 같다.
글로 적어서 남기는 것.
사람들 뇌리에 계속 남게 반복적으로 자극을 주는 수밖에.
어쩌면 이 세 드라마의 작가들도 이걸 원하는 것일까? 만약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