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굴양 제주일기
제주에 와서 알게된 분들 중에
우리의 제주엄마가 된 마녀 작가님 외에도
영향이 크고 힘이 되는 분들이 있다.
제주어로 노래하는 <뚜럼 부라더스>
뚜럼은 제주어로 바보라는 뜻이다.
제주어를 알리는 일을 바보처럼 묵묵히 해오고 있어서
뚜럼이라고 한단다.
원래는 박순동 선생님과 객원(시즌?) 멤버들이 있다가
최근 몇 년 동안은 제주 출신 첼리스트 문지윤 선생님이 함께 하고 있다.
제주다움을 시작하고 첫 주에 알게된 분들이기도 하고,
<웃당보민(웃다보면)>을 부르며 짝궁과 친해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제주 온 첫 주에 그린 그림일기에도 들어있다. ^^
생각해보면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 그림을 그린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그린 것도 사람들 얼굴, 그 사람들과 만나 즐거웠던 일들이었다.
얼마전 뚜럼부라더스 7집이 나와
앨범도 받고 박순동 선생님이 계신 교래분교 구경도 할 겸 다녀왔다.
아담하고 예쁜 분교의 교실에 들어가니
아이들이 우쿨렐레 연주를 곁들여 <웃당보민>,<빙떡>을 불러주었다.
자못 진지한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귀여웠다.
교래에서 유명한 닭칼국수를 먹고 커피타임을 하며 종이컵에 그림도 그렸다.
(마녀님과 짝궁도 그림솜씨를 뽐냈다 ㅎㅎ)
다음에는 뭔가 준비해와서 한시간씩 아이들과 놀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이날 저녁, 또 다른 사람을 만났다.
<바람커피로드>의 주인공 이담 님,
풍만이라는 커피트럭을 타고 전국을 여행하는 분이다.
제주에서 오래 사셨는데, 올 봄에는 제주에서 커피 투어를 하고 계시다.
오랜만에 뵙고 싶어 짝궁과 커피를 마시러 갔다.
중앙로에 있는 우유부단에서 모임을 가졌다.
사진을 찾으며 발견한 것, 이날은 종이컵에만 그림을 그렸다.
이담아저씨 캐릭터는 나의 전매특허! 벌써 그린지 4년이 되었다.
아저씨 책에도 실린 유명한 캐릭터다, 엣헴.
육지에서건 제주에서건 우리는 사람들과 만난다.
불필요한 부딪힘을 피해 이 곳에 왔지만 고립되어 살 수는 없는 일.
서로 의지하고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은, 반드시 나타난다.
앞으로도 나는 사람을 그리는 일을 계속 할 것 같다.
그게 너무 좋다.
제주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글과 그림으로 더 착실히 기록해놓아야겠다.
중구난방 올리던 제주살이 이야기를 글과 그림, 사진으로 엮어
<너굴양 제주일기>로 올립니다. 많이 봐주세요 :D